OWN 뉴스 · 2026.10.27 11:03

“눈 감았다 뜨면 끝난다고?” 치과마취 전문의가 꼽은 진정 치료 전 절대 건너뛰면 안 되는 안전장치 4가지

잠깐 졸고 나면 잇몸 수술이 끝나 있으니 걱정할 것 없다고 생각하시나요? 진정 치료는 약이 들어가는 순간부터 환자의 호흡과 의식이 의료진의 관리에 맡겨지기 때문에, 준비 없이 시작하면 큰일 납니다.

치과 치료에 대한 공포 때문에 정맥 진정을 원하는 환자가 늘면서, 치과계에서도 효과보다 안전을 먼저 챙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한치주과학회(회장 설양조)는 지난 9월 10일 서울대치과병원 한화홀에서 2026년 제2차 학술집담회를 열었다. 등록 인원은 153명이었으며, 치과 진정요법이 이날 핵심 주제 가운데 하나로 다뤄졌다.

강연을 맡은 감명환 서울대치과병원 부설 장애인치과병원 치과마취과 교수는 ‘치주 수술의 질을 높이는 최적의 정주 진정 프로토콜’을 주제로, 진정 시술에서 지켜야 할 원칙을 국내외 가이드라인에 근거해 정리했다.

정주 진정은 정맥에 진정제를 투여해 환자의 긴장과 불안을 낮추는 방법이다. 흔히 ‘수면 치료’라고 부르지만 전신마취와는 다르다. 진정 깊이는 말에 반응할 수 있는 얕은 상태부터 강한 자극에만 겨우 반응하는 깊은 상태까지 연속선상에 있다. 같은 용량을 써도 사람마다 반응이 달라서, 계획한 수준보다 깊이 잠드는 일이 생길 수 있다. 진정이 깊어지면 스스로 숨을 쉬거나 기도를 열어두는 능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감 교수가 “예상보다 깊은 진정 상태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강연 내용을 바탕으로 진정 치료 전과 치료 중에 반드시 갖춰야 할 안전장치를 네 가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시술 전 환자 평가다. 약을 쓰기 전에 환자의 전신 상태와 위험 요인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기저질환, 복용 중인 약물, 과거 마취·진정 경험, 기도 구조 등이 진정 계획을 세우는 데 기초 자료가 된다. 환자도 이런 정보를 숨기지 말고 의료진에게 정확히 알려야 한다.

둘째, 진정 중 지속적인 모니터링이다. 진정 상태는 시술 내내 고정돼 있지 않고 계속 변할 수 있다. 그래서 시작할 때 한 번 확인하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끝날 때까지 환자 상태를 계속 지켜봐야 한다. 진정 단계별로 관리 원칙을 달리 적용해야 한다는 점도 함께 제시됐다. 임상 현장에서는 보통 산소포화도, 맥박, 혈압, 호흡 상태 등을 확인한다.

셋째, 응급 상황에 대비한 진료 환경이다. 감 교수는 산소 공급 장치와 양압 환기 장비를 갖춰둘 것을 주요 항목으로 꼽았다. 양압 환기는 환자의 호흡이 약해졌을 때 마스크 등을 통해 외부에서 공기를 밀어 넣어 숨을 보조하는 방법이다. 장비가 있어도 위치를 모르거나 작동을 확인해 두지 않았다면 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쓰기 어렵다.

넷째, 의료진의 대응 역량이다. 장비만큼 중요한 것이 그 장비를 다룰 사람이다. 감 교수는 진료에 참여하는 의료진이 기본 소생술과 응급 대처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흡 저하나 의식 변화를 빨리 알아차리고 즉시 조치할 수 있어야 진정 치료의 안전이 확보된다.

이번 강연은 진정요법을 치과 치료를 편하게 받기 위한 선택지로만 볼 것이 아니라,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 의료 행위로 봐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진정 치료를 고려하는 환자라면 비용이나 편안함만 따지기보다 해당 치과가 사전 평가를 꼼꼼히 하는지, 모니터링 장비와 응급 장비를 갖췄는지, 의료진이 응급 상황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미리 물어보는 것이 좋다.

치주과학회는 앞으로도 학술집담회 등 학술 모임을 이어가며 회원들의 임상적 궁금증을 해소하고 실제 진료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나눌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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