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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모은 건강 포인트를 쓰는 방법을 몰라 그대로 묵혀 두고 계신가요? 아직도 별도 카드가 있어야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열심히 걸어 얻은 혜택을 스스로 놓치고 있는 셈입니다.
진료실에서 고혈압이나 당뇨병으로 꾸준히 오시는 어르신들께 “요즘 많이 걸으세요?” 하고 여쭤보면 생각보다 많은 분이 고개를 끄덕이십니다. 그런데 “그럼 포인트는 쓰고 계세요?” 하고 다시 여쭤보면 표정이 애매해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카드를 따로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번거로워서 미뤄 두셨다는 분이 많았습니다. 이 불편함이 지난해 말부터 크게 줄었기 때문에 오늘은 그 내용을 정리해 드리려 합니다.
먼저 제도부터 짚어 보겠습니다. 건강생활실천지원금은 건강을 위한 노력에 보상을 주는 사업입니다. 걷기나 건강 교육 참여처럼 스스로 몸을 돌보는 활동을 하면 포인트가 쌓이고, 이를 나중에 쓸 수 있습니다. 대상은 크게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사업에 참여하는 고혈압·당뇨병 환자가 이용하는 ‘관리형’입니다. 다른 하나는 일반건강검진에서 건강위험군으로 분류된 분들이 참여하는 ‘예방형’입니다. 시범사업은 2021년 7월에 시작됐습니다.
이번에 달라진 핵심은 관리형 포인트를 쓰는 방식입니다.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25년 12월 15일부터 관리형 참여자가 사업 참여 의원에서 진료비를 낼 때, 보유한 포인트 범위 안에서 금액이 자동으로 차감되도록 결제 체계를 바꿨습니다. 예전에는 포인트를 쓰려면 ‘건강실천카드’를 따로 발급받아야 했습니다. 이제는 그 카드가 없어도 진료를 마친 뒤 원래 하던 대로 결제하면 쌓아 둔 포인트가 먼저 반영됩니다.
이 개선이 특히 반가운 이유는 고령층 때문입니다. 만성질환 관리가 가장 절실한 분들은 대부분 어르신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분들이 카드 발급 절차가 복잡해 참여를 망설인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꾸준히 있었습니다. 열심히 걸어 놓고도 혜택을 체감하지 못하면 동기가 꺾이기 쉽습니다. 동기가 꺾이면 결국 걷는 습관 자체가 흐트러집니다. 결제 단계의 문턱을 낮춘 것은 단순한 행정 편의를 넘어, 건강 습관이 끊기지 않게 붙잡아 주는 장치라고 봅니다.
실제로 활용하실 때는 세 가지만 기억하시면 충분합니다.
첫째, 다니시는 의원이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사업 참여 의원인지 확인하세요. 자동 차감은 참여 의원에서 진료비를 결제할 때 적용됩니다. 접수 창구에서 한마디만 여쭤보시면 됩니다.
둘째, 차감은 보유 포인트 범위 안에서만 이뤄집니다. 포인트가 진료비보다 적다면 나머지 금액은 평소처럼 결제하셔야 합니다. 포인트 잔액이나 적립 방법이 궁금하시면 국민건강보험공단 안내를 통해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셋째, 포인트를 쓰는 것보다 쌓는 과정이 더 중요합니다. 포인트는 결과일 뿐이고, 진짜 보상은 혈압과 혈당이 안정되는 몸입니다. 거창한 운동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오래 앉아 있었다면 잠깐씩 일어나 걷는 습관부터 들여 보세요.
참고로 예방형도 문이 넓어졌습니다. 같은 날부터 시범사업 지역이 15곳에서 50곳으로 늘었습니다. 새로 포함된 지역의 대상자는 공단이 보내는 개별 알림톡을 확인한 뒤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사업을 본사업으로 전환하는 등 제도 개선을 이어 가고 있습니다.
만성질환 관리는 결국 하루하루의 작은 실천이 쌓여 완성됩니다. 오늘 걸은 걸음이 다음 진료비를 조금 덜어 준다는 사실이 여러분의 발걸음을 조금 더 가볍게 만들어 주기를 바랍니다. 다음 진료 때 접수 창구에서 포인트 이야기를 꼭 한번 꺼내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