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숙한 사랑이 멍들게 한다..” 오은영 박사가 말한 40대 넘어 후회되는 육아 실수 3가지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날, 중학교에 올라가던 날, 대학에 합격하던 날.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다. 돌이켜보면 매 순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지만, 어느덧 성인이 된 자녀와의 관계가 어색하다. 전화는 뜸하고, 명절에 만나도 대화는 짧다.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곱씹다 보면, 그때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하는 장면들이 떠오른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예스24 인터뷰에서 “미성숙한 사랑이 자녀를 멍들게 한다”고 말했다. 사랑한다고 믿었던 행동들이 사실은 부모 자신의 불안과 욕심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는 뜻이다. 그의 통찰에 비추어 보면, 중년에 접어든 부모들이 가장 후회하는 육아 실수는 다음과 같다.

3위 – 내 기준으로 아이를 재단한 것

아이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면 “그걸로 어떻게 밥 벌어먹냐”고 했다. 공부는 잘하는데 운동을 못하면 “좀 더 활발했으면”이라고 말했다. 부모 세대의 성공 공식, 부모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 주변 사람들의 시선. 이 모든 것이 아이를 평가하는 잣대가 되었다.

아이는 부모와 다른 사람이다. 좋아하는 것도, 잘하는 것도, 원하는 삶의 모습도 다르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그것이 아이를 위한 것이라 믿었다. 지금 돌아보면 그것은 아이를 향한 사랑이 아니라, 부모 자신의 불안을 아이에게 투사한 것이었다.

2위 – 조건부로 사랑을 표현한 것

“1등 하면 사줄게”, “말 잘 들으면 예뻐해 줄게”. 성적이 오르면 칭찬했고, 대회에서 상을 타면 자랑했다. 반대로 시험을 망치면 얼굴을 찌푸렸고, 실수를 하면 한숨을 쉬었다. 아이는 그 모든 신호를 읽었다. 무언가를 해내야만 사랑받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아이는 부모의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 더 높은 성취를 좇았다. 혹은 반대로 아예 포기해버렸다. 어느 쪽이든 아이 내면에는 ‘있는 그대로의 나는 사랑받을 가치가 없다’는 상처가 남았다. 이제 성인이 된 자녀가 자신감 없이 주저하거나, 관계에서 불안해하는 모습을 볼 때, 그 뿌리가 어디인지 알게 된다.

1위 – 아이의 감정을 부정하고 무시한 것

“그까짓 것 가지고 왜 우냐”, “별것도 아닌데 유난 떠냐”. 아이가 힘들다고 말하면 “네가 뭐가 힘들어, 엄마 아빠는 더 힘들다”고 했다. 친구와 싸워서 속상해하면 “네가 잘못한 거 아니냐”며 아이의 마음보다 해결책부터 들이댔다. 아이의 감정은 들어줄 가치가 없는 것처럼 취급되었다.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본 경험이 없는 아이는, 자라서도 자신의 감정을 신뢰하지 못한다. 슬픔을 느끼면서도 “이 정도로 슬퍼하면 안 되는데”라고 스스로를 검열한다. 화가 나도 표현하지 못하고 속으로 삭인다. 그렇게 감정이 쌓이고 쌓여, 어느 날 폭발하거나 우울로 가라앉는다. 부모는 그제야 깨닫는다. 아이의 작은 눈물 한 방울, 그 짧은 하소연 한마디가 얼마나 소중한 신호였는지.

오늘 저녁, 자녀에게 전화를 걸어보는 건 어떨까. 잘 지내는지 묻고, 요즘 어떤 감정을 느끼며 사는지 물어보는 것이다. 조언하거나 평가하지 않고, 그저 듣기만 하는 것. 그 짧은 통화 한 번이, 미성숙했던 과거의 사랑을 조금이나마 성숙한 사랑으로 바꾸는 시작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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