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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할 때 연금 얘기를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다면 노후 자금 한 줄기를 통째로 놓칠 수 있다. 그 사람 연금이니 내 몫은 없다고 넘겨 버리면 받을 수 있던 돈은 아무도 모르게 사라진다. 황혼 이혼을 한 분들 가운데는 집과 예금 정리에만 매달리다 국민연금 분할연금은 모른 채 지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분할연금은 상대가 혼인 기간 동안 쌓은 국민연금의 일부를 이혼한 배우자가 나눠 받는 제도다. 이혼할 때 비율을 따로 정하지 않았다면 혼인 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을 똑같이 나누는 것이 기본이다. 하지만 조건 몇 가지를 놓치면 자격이 있어도 받지 못한다. 자주 생기는 착각을 정리했다.
3위. 같이 산 세월이면 다 인정된다고 믿기
친구들이 “삼십 년을 같이 살았는데 그 정도면 당연히 나오지” 하고 말해 주면 그 말이 위로처럼 들린다. 참고 버틴 세월을 언젠가 보상받을 거라는 마음이 앞서서 굳이 따져 볼 생각을 하지 않게 된다.
그런데 분할연금은 상대의 국민연금 가입 기간 가운데 혼인 기간이 5년 이상 겹쳐야 받을 수 있다. 결혼 생활이 길어도 상대가 연금을 내지 않은 기간은 셈에 들어가지 않는다. 오랜 별거나 가출처럼 실제로 함께 지내지 않은 기간도 빠질 수 있다. 막연히 기대하기보다 국민연금공단에서 겹치는 기간부터 확인해 보는 편이 안전하다.
2위. 상대가 연금을 받으면 나도 바로 받는다고 생각하기
자녀가 “엄마, 아빠가 연금 받기 시작했대. 이제 엄마 몫도 나오는 거지?” 하고 묻는다. 기다리던 소식처럼 반갑다가도 창구에서 아직 대상이 아니라는 말을 들으면 또 한 번 밀려난 기분이 든다.
분할연금은 전 배우자가 노령연금을 받고 있어야 하고 본인도 노령연금을 받을 나이가 되어야 지급된다. 이 나이는 출생 연도에 따라 60세에서 65세 사이로 다르다. 나이가 아직 안 됐다면 이혼한 날부터 3년 안에 미리 청구해 둘 수 있다. 그러면 나중에 조건이 갖춰졌을 때 따로 챙기지 않아도 지급이 시작된다.
1위. 알아서 연락이 올 거라고 기다리기
“나라에서 하는 건데 때 되면 알려 주겠지” 하며 서류를 서랍에 덮어 두는 분들이 많다. 전 배우자 쪽에서 먼저 알려 줄 리도 없으니 결국 아무도 챙기지 않는 돈이 된다.
분할연금은 본인이 직접 신청해야 나온다. 조건이 모두 갖춰진 날부터 5년 안에 청구하지 않으면 받을 수 없게 된다. 국민연금공단 지사나 상담 전화로 문의하면 필요한 서류를 안내받을 수 있고 절차도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혼인 관계는 끝났어도 함께 보낸 세월이 남긴 몫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혼인 기간이 5년 넘게 겹치는지 확인하고, 내 나이를 따져 미리 청구할지 정하고, 기한 안에 직접 신청하면 노후 생활비 한 줄기를 되찾을 수 있다. 공무원연금 같은 다른 공적연금은 기준이 따로 있으니 해당 기관에 확인해 두는 편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