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WN 뉴스 · 2026.10.27 14:57

“항암 끊고 식단만 믿겠다니, 무슨 배짱인가?” 암 전문 학회가 꼽은 통합의학박람회에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 1위

수술 날짜를 미뤄 두고 ‘자연치유 식단’부터 알아보러 다니는 분이 있다면 지금 멈춰야 합니다. 몸에 좋다는 말만 믿고 표준 치료에서 손을 떼는 순간, 회복할 수 있었던 시간을 그대로 흘려보낼 수 있습니다. 올해 15회를 맞은 대한민국통합의학박람회의 대국민 학술행사를 맡은 의료진이 가장 강하게 경계한 것도 바로 이 지점입니다.

◇ 2010년 첫발 뗀 박람회, 열다섯 번째 무대에 서다

대한민국통합의학박람회는 2010년 처음 열린 뒤 통합의학 관련 전시와 체험, 학술 교류를 함께 엮는 행사로 이어져 왔다. 전라남도와 장흥군이 주최하고 대한민국통합의학박람회추진위원회가 주관한다. 올해는 ‘치유, 통합의학으로 답한다’를 주제로 10월 15일부터 18일까지 나흘 일정으로 장흥국제통합의학박람회장에서 마련됐다.

박람회 마지막 날인 18일에는 임상통합의학암학회(회장 문창식)가 장흥군 통합의학컨벤션센터 인향관에서 ‘2026 대한민국통합의학박람회 대국민 학술행사’를 여는 일정이 잡혔다. 볼거리 위주의 전시와 별도로, 암 환자와 가족이 의료진의 설명을 직접 들을 수 있는 자리를 둔 셈이다.

◇ 식이·장내미생물·일상관리…환자 관심사로 짠 6개 강연

학술행사는 오전 10시부터 모두 6개 강연으로 꾸려졌다. 오전에는 유앤아이의원 항노화클리닉 센터장이 ‘무엇을 언제 먹을 것인가?: 나를 살리는 자연치유식이법’을, 라벤더힐 이두한 원장이 ‘암 치료의 새 희망 마이크로바이옴’을, 나으람의원 문창식 원장이 ‘건강한 암환자 일상생활’을 맡았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장 속에 사는 미생물 집단과 그 유전정보를 함께 일컫는 말이다.

오후 순서에는 미라클병원 윤찬웅 원장의 ‘자율신경 실조증과 스네피 주사’, 온코리지한의원 이규황 원장의 ‘생태의학적 관점에서 본 현대병의 본질과 세대별 대응방안’, 퍼스트병원 김순기 원장의 ‘기능의학을 이용한 암 관리’가 배치됐다. 자율신경 실조증은 심장 박동이나 소화, 체온 조절처럼 의지와 무관하게 작동하는 신경계의 균형이 흐트러진 상태를 가리킨다.

학회는 통합의학을 어느 한 가지 치료법으로 좁혀 보기보다 여러 건강관리 방식을 폭넓게 소개하되, 환자가 그 정보를 제대로 가려 들을 수 있도록 돕는 데 무게를 두겠다는 방침이다.

◇ 학회가 짚은 ‘하지 말아야 할 행동’ 순위

학회가 이번 행사에서 강조하겠다고 밝힌 내용을 정리하면, 환자가 피해야 할 행동은 다음 순서로 꼽을 수 있다.

1위는 보완요법을 수술·항암치료·방사선치료 같은 표준 치료의 대체 수단으로 여기는 것이다. 학회는 통합의학적 접근이 표준 치료를 대신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2위는 의학적 근거를 확인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학회는 각 방법의 근거와 적용 범위를 신중하게 따져야 한다고 거듭 짚었다.

3위는 의료진과 상의하지 않고 혼자 판단하는 것이다. 같은 생활관리법이라도 환자의 상태에 따라 맞을 수도, 맞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창식 회장은 “암 치료에서 보완적 치료나 생활관리 방법은 환자 상태와 근거 수준에 따라 적용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며 “필요한 표준 치료를 대신하는 개념으로 받아들이면 안 되고, 의료진의 판단과 검증된 근거를 토대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통합의학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알리고, 근거 중심 현대의학의 강점도 함께 전하겠다고 덧붙였다.

◇ 지역 박람회가 ‘건강정보 창구’가 되려면

암 환자들은 치료 중에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 일상을 어떻게 꾸려야 하는지 같은 질문을 계속 안고 산다. 이 공백을 인터넷 속설이나 검증되지 않은 상업 광고가 채우는 일도 적지 않다. 의료진이 공개된 장소에서 설명하고 한계까지 함께 밝히는 대국민 행사는 이런 정보 혼란을 줄이는 완충 장치가 될 수 있다. 다른 의료 학술 행사들에서도 생활습관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를 약물이나 표준 치료와 함께 가야 할 영역으로 다루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장흥군은 오랜 기간 통합의학 기반을 다지며 이 분야를 대표하는 지역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문 회장은 “장흥이 국내 통합의학을 상징하는 곳으로 자리해 온 점은 의미가 크다”며 “박람회가 국민에게 바른 건강정보를 전하고 의료계와 국민이 소통하는 장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학회는 앞으로도 장흥군과 교류·협력을 이어 가며 의료현장의 경험을 나눌 계획이다.

지역 박람회가 단순한 홍보 행사를 넘어 신뢰할 만한 건강정보 창구가 되려면, ‘무엇이 좋다’는 말만큼 ‘어디까지가 근거인가’를 함께 알려야 한다. 이번 학술행사가 표준 치료의 자리를 분명히 한 것도 그런 맥락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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