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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가 끝나고 눈을 떴다고 몸까지 깨어난 것은 아니다. 멀쩡하다고 느끼는 바로 그때가 가장 위험하다. 회복실에서 잠깐 쉬고 나면 대부분 정신이 맑아졌다고 여기고 오후 일정을 그대로 이어 간다.
하지만 진정제 기운은 생각보다 오래 남는다. 본인은 알아차리지 못한 채 판단과 반응이 느려져 있는 경우가 많다. 수면내시경을 받은 날 미뤄 두어야 할 일을 순서대로 짚어 본다.
4위. 저녁 술자리와 사우나
검사를 무사히 마쳤다는 안도감에 술 한잔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술은 남아 있는 진정제 기운을 더 키울 수 있다. 조직검사를 했다면 떼어 낸 자리에도 부담을 준다.
뜨거운 탕이나 사우나도 마찬가지다. 덜 회복된 몸으로 땀을 많이 흘리면 어지럼증이 오기 쉽고, 미끄러운 바닥에서 넘어질 위험도 커진다. 그날은 미지근한 물로 가볍게 씻는 것으로 충분하다.
3위. 조직검사 뒤 서둘러 먹는 첫 끼
조직검사를 했다면 병원에서 따로 금식 시간을 알려 준다. 배가 고프다고 그 시간을 건너뛰면 떼어 낸 자리에서 피가 나거나 속이 쓰릴 수 있다.
안내받은 시간이 지난 뒤에도 첫 끼는 죽처럼 부드러운 음식이 낫다. 맵고 뜨거운 음식은 하루 이틀 미뤄 두는 편이 속을 편하게 한다. 들은 시간을 잊을까 걱정된다면 그 자리에서 휴대전화에 적어 두면 된다.
2위. 계약서에 도장 찍는 일
검사 당일에 은행 업무나 부동산 계약을 함께 잡는 사람이 적지 않다. 진정제는 기억과 판단을 흐리게 할 수 있어서, 나중에 서명한 일조차 또렷이 떠올리지 못하기도 한다.
중요한 결정일수록 머리가 맑은 날 해야 뒤탈이 없다. 큰돈이 오가는 일이나 가족과 의논해야 할 일은 다음 날로 넘겨도 늦지 않다.
1위. 직접 운전해서 집에 가는 일
가장 흔한 실수는 직접 차를 몰고 돌아가는 것이다. 신호를 늦게 보거나 브레이크를 한 박자 늦게 밟는 일은 본인이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일어난다. 그래서 병원에서는 대개 당일 운전을 하지 말라고 안내한다.
보호자와 함께 오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혼자 사는 사람이라면 예약할 때부터 돌아갈 방법을 정해 두어야 한다. 자전거나 오토바이도 운전이라는 점은 다르지 않다.
수면내시경은 검사실을 나서는 순간 끝나는 일이 아니다. 그날 하루를 비워 두는 것까지가 검사의 일부다.
몸이 괜찮다고 느끼는 날일수록 자신을 한 번 더 의심해 보는 것, 그것이 나이 들어 스스로를 지키는 방식이다. 검사 날에는 운전대도, 도장도, 술잔도 내려놓고 일찍 쉬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