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하게 자려던 것뿐인데..” 겨울밤 전기장판이 불씨로 변하는 이유

찬바람이 불면 장롱 깊숙이 넣어 두었던 전기장판과 히터를 꺼낸다. 작년에도 별일 없었으니 올해도 괜찮으리라 여기고 먼지만 털어 전원을 꽂는다.
난방기구 사고는 기계 탓보다 쓰는 사람의 익숙한 습관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오래 써 온 방식 가운데 다시 들여다볼 만한 것들을 짚어 본다.

4위. 장판을 접은 채로 두거나 쓴다
보관할 때 반듯하게 접어 넣고, 방이 좁으면 반쯤 접어 깔기도 한다. 그러면 접힌 자리에서 안쪽 열선이 꺾이고 눌린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열선이 상하기 쉽다.
상한 열선은 한 곳에 열이 몰리게 만든다. 보관할 때는 둥글게 말아 두고, 쓸 때는 완전히 펴서 깐다. 위에 무거운 짐을 오래 올려 두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다.

3위. 멀티탭 하나에 여러 개를 꽂는다
콘센트가 멀다는 이유로 멀티탭 하나에 장판과 히터, 전기주전자까지 함께 꽂는 집이 있다. 난방기구는 전기를 많이 쓴다. 여러 개를 한곳에 몰아 꽂으면 멀티탭과 전선이 감당하지 못하고 달아오른다.
히터처럼 전기를 많이 먹는 기구는 벽 콘센트에 따로 꽂는 편이 안전하다. 멀티탭을 꼭 써야 한다면 허용 용량을 확인한다. 플러그 주변에 먼지가 쌓이지 않았는지도 함께 살핀다.

2위. 낡은 것을 아깝다고 계속 쓴다
멀쩡히 켜지니 버리기 아깝다는 마음이 든다. 그러나 오래된 제품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곳부터 약해진다. 전선 피복이 갈라졌거나, 장판 일부가 누렇게 변했거나, 켤 때 타는 냄새가 나면 교체를 미룰 때가 아니다.
제품 뒷면이나 라벨에 적힌 제조 연월을 한번 확인해 두면 좋다. 언제 샀는지조차 기억나지 않는다면 그것부터가 점검이 필요하다는 신호다.

1위. 잠든 동안 아무 대비 없이 켜 둔다
가장 위험한 때는 아무도 지켜보지 않는 밤이다. 잠결에는 이상한 냄새나 열기를 알아채기 어렵고, 알아챘을 때는 이미 늦을 수 있다.
밤새 켜 둘 생각이라면 온도는 낮게 맞추고 예약 기능을 쓴다. 히터는 이불과 커튼에서 넉넉히 떨어뜨려 둔다. 잠자리에서 일어나거나 외출할 때는 플러그까지 뽑는 습관을 들인다.

난방기구는 겨울 내내 곁에 두는 물건이라 경계심이 가장 먼저 무뎌진다. 위험은 대개 ‘작년에도 괜찮았다’는 생각 뒤에 숨어 있다.
오늘 저녁, 장판을 펴서 깔고 멀티탭을 살피고 제조 연월을 확인하는 것으로 시작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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