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WN 뉴스 · 2026.10.30 05:27

“같이 다니자고? 내 생활은..” 부부상담가가 꼽은 은퇴 남편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 1위

집에 있으니 좋지 않냐고? 은퇴한 남편이 무심코 건넨 이 한마디에 속으로 한숨을 삼키는 아내가 적지 않다. 아침상을 치우자마자 점심 메뉴를 묻는 목소리가 들리고, 현관에서 신발을 신으면 어디 가느냐는 말이 따라온다. 남편은 함께 있는 시간이 늘었으니 사이도 좋아질 거라 믿는다. 아내는 하루가 다르게 자기 자리가 좁아지는 것을 느낀다.

부부 상담 현장에서는 은퇴 직후 몇 해를 부부 사이의 고비로 보는 경우가 많다. 수십 년 동안 낮 시간의 집은 아내의 공간이었고, 그 안에는 아내가 만든 리듬과 관계가 있었다. 그 리듬을 모른 채 집으로 들어선 남편이 흔히 빠지는 착각을 순서대로 정리했다.

3위. 아내의 외출을 일일이 묻고 따라나서는 것

아내가 외투를 걸치면 남편은 “어디 가? 누구 만나? 몇 시에 와?”를 한꺼번에 묻는다. 마땅히 할 일이 없으니 나도 같이 가겠다며 따라 일어서기도 한다. 남편은 관심이고 다정함이라고 여긴다. 아내는 그 질문을 보고하고 허락받으라는 말로 듣는다. 친구와 수다 떨러 가는 길에 남편이 옆에 서 있으면 그날 모임은 반쯤 김이 샌다.

외출을 묻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나갈 때마다 묻고 매번 따라붙는 것이 문제다. 아내에게도 혼자 숨 돌릴 시간과 남편 없이 만나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행선지와 귀가 시간 정도만 가볍게 나누고, 동행은 아내가 먼저 청할 때 나서는 편이 무난하다.

2위. 삼시 세끼가 당연히 차려질 거라 여기는 것

아침을 먹고 신문을 펼친 남편이 열한 시쯤 “점심은 뭐 먹어?”라고 묻는다. 남편은 메뉴가 궁금했을 뿐이지만 아내는 또 한 끼를 차리라는 통보로 받아들인다. 출근하던 시절에는 하루 한두 끼였던 일이 이제는 하루 세 번, 주말도 없이 돌아온다.

남편이 은퇴했다면 아내도 부엌에서 조금은 물러날 때다. 점심은 남편이 맡거나 각자 해결하고, 일주일에 몇 번은 밖에서 사 먹는 식으로 나누는 집이 많다. 라면 하나라도 직접 끓여 먹는 남편을 아내는 생각보다 크게 고마워한다.

1위. 시간 많아졌다며 아내의 생활을 바꾸려는 것

남편은 “이제 시간 많으니 운동도 같이 다니고 장도 같이 보자”고 들뜬 목소리로 말한다. 내가 집에 있으니 아내도 반가울 거라는 믿음에서 나온 말이다. 아내는 그 말을 들으며 오래 다니던 강좌와 동네 모임, 혼자 보내던 오후가 하나씩 사라지는 장면을 떠올린다.

아내의 일상은 남편이 출근한 사이 오랜 세월에 걸쳐 쌓인 것이다. 남편이 들어갈 자리를 만들려고 그것을 허물게 하면, 함께하는 시간은 늘어도 마음은 멀어진다. 바꾸기 전에 먼저 물어보면 된다. 아내의 한 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듣고, 비어 있는 시간에 같이 할 일을 하나씩 끼워 넣으면 된다.

은퇴 후 부부 사이는 얼마나 오래 붙어 있느냐보다 서로의 하루를 얼마나 비워 두느냐에 달려 있다. 아내의 일정을 캐묻기 전에 내 일정부터 하나 만들고, 점심 한 끼는 내 손으로 차려 볼 것. 각자 하루를 보내고 저녁 밥상에서 그날 있었던 이야기를 나누면, 집에 있는 남편도 아내에게 반가운 사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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