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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는 꼬박꼬박 들어오는데 통장에 남는 돈이 없다면 어디서 새고 있는 걸까. 세입자만 들이면 끝이라고 생각했다면 손해는 이미 시작됐을 수 있다. 세를 놓고 몇 년이 지나면 수리비와 공실, 퇴거 때 실랑이로 나간 돈이 생각보다 크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임대 수익은 세를 놓은 뒤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집주인들이 흔히 놓치는 관리 실수를 세 가지로 정리했다.
3위. 입주 때 집 상태를 남겨두지 않는 것
이사 나가는 날 집을 둘러보며 “도배한 지 얼마 안 된 벽인데 왜 이래요”라고 묻는 집주인이 있다. 세입자는 그 말을 들으며 ‘들어올 때부터 있던 자국인데 나한테 떠넘기나’ 하고 서운해한다. 보증금 정산을 앞둔 자리라서 한마디가 의심으로 들리기 쉽다.
입주 당시 상태를 보여 줄 자료가 없으면 서로 기억에만 기대 다투게 된다. 결국 집주인이 수리비를 떠안거나 얼굴을 붉히며 헤어진다. 열쇠를 넘길 때 벽지와 바닥, 욕실을 세입자와 함께 사진으로 찍어 나눠 두면 된다. 오래 살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낡음은 세입자 책임으로 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알아두는 편이 좋다.
2위. 수리 요청을 차일피일 미루는 것
보일러가 미지근하다는 연락에 “그 정도면 그냥 쓰셔도 될 텐데요”라고 답하는 경우가 있다. 집주인은 큰 고장이 아니니 지켜보자는 뜻으로 한 말이다. 하지만 세입자는 ‘불편은 혼자 참으라는 거구나’로 받아들인다. 이런 일이 두어 번 쌓이면 세입자의 마음은 떠난다.
세입자는 따지기보다 계약 만료에 맞춰 조용히 나가는 쪽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새 세입자를 구할 때까지 월세는 끊기고 관리비는 집주인 몫이 된다. 공실이 몇 달만 이어져도 미뤄둔 수리비보다 큰돈이 빠져나간다. 당장 고치기 어렵다면 언제 기사를 보낼지 날짜부터 알려주는 것이 좋다. 그것만으로도 세입자가 받아들이는 무게가 달라진다.
1위. 갱신 때 주변 시세를 보지 않고 그대로 두는 것
계약 만료가 다가오면 “번거롭게 뭘 바꿉니까, 하던 대로 갑시다”라며 조건을 그대로 두는 집주인이 많다. 좋은 마음에서 한 말이지만 세입자는 이미 주변 매물을 찾아본 뒤일 수 있다. 관리비까지 합쳐 근처 비슷한 집보다 더 내고 있다는 걸 알면 세입자는 ‘우리 사정엔 관심이 없으시구나’ 하고 다음 집을 알아본다.
반대로 시세가 올랐는데 몇 년째 같은 조건이면 받을 수 있던 몫을 놓친다. 어느 쪽이든 따져보지 않은 값은 집주인이 치른다. 갱신 한두 달 전에는 근처 비슷한 집의 월세와 관리비를 확인해 두는 편이 무난하다. 조정이 필요하면 법이 정한 범위 안에서 근거를 보여 주며 먼저 말을 꺼내는 것이 좋다.
세를 놓은 집은 집주인이 살지 않는 만큼 문제를 늦게 알게 된다. 입주 때 찍어 둔 사진 몇 장, 수리 요청에 대한 빠른 답, 갱신 전 시세 확인 한 번이 공실과 다툼을 막는다. 월세가 계속 들어오게 하는 힘은 세입자가 이 집에 더 살고 싶다고 느끼는 데서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