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WN 뉴스 · 2026.10.26 10:12

“엄마, 그건 애한테 안 주기로 했잖아요..” 손주 봐주고도 자녀에게 서운한 소리 듣는 진짜 이유

자녀 부부가 맞벌이를 하면 손주 돌보는 일은 자연스럽게 조부모의 몫이 된다. 아이를 품에 안는 기쁨은 크다. 그런데 정성을 다했는데도 자녀의 표정이 굳어지는 순간을 겪은 사람이 적지 않다.

이런 갈등은 대개 마음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기준이 서로 달라서 생긴다. 손주를 돌보며 자녀와 부딪치기 쉬운 장면들을 하나씩 짚어 본다.

첫째, 엄마 아빠 몰래 쥐여 주는 단것
아이가 졸라 대면 사탕 하나, 주스 한 잔쯤은 괜찮겠다 싶어진다.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그것은 작은 정이다.
하지만 자녀에게는 정해 둔 약속이 등 뒤에서 무너진 일이 된다. 서운함은 단것 자체보다 ‘몰래’라는 데서 더 커진다.

둘째, 아이를 혼내는 자리에 끼어드는 것
자녀가 아이를 꾸짖을 때 “애가 뭘 안다고 그러니” 하며 감싸는 어른이 있다. 손주가 안쓰러워 나온 말이지만, 아이는 그 순간 누구 뒤에 숨으면 되는지를 배운다.
부모의 말이 힘을 잃으면 훈육은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 할 말이 있다면 아이가 없는 자리에서 조용히 건네는 편이 낫다.

셋째, 달래기 쉬워 틀어 주는 영상
우는 아이를 달래는 데 화면만큼 빠른 것이 없다. 종일 아이를 보느라 몸이 지치면 손이 먼저 리모컨으로 간다.
자녀 부부가 화면 보는 시간을 정해 두었다면 그 약속은 생각보다 무겁다. 지치는 날이 잦다면 몰래 시간을 늘리기보다 힘들다고 털어놓고 돌봄 시간을 함께 조정하는 편이 낫다.

넷째, ‘우리 때는’으로 시작하는 조언
“우리 때는 업어서 키워도 다 잘 컸다”는 말에는 살아온 경험에서 나온 자신감이 담겨 있다. 틀린 말이 아닐 때도 많다.
다만 듣는 자녀에게는 지금 방식이 모자라다는 지적으로 들리기 쉽다. 육아 방식도 세월 따라 달라졌다는 점을 먼저 인정하면 같은 조언도 한결 부드럽게 전해진다.

다툼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처음부터 묻는 것이다. 간식은 어디까지 괜찮은지, 영상은 몇 분까지인지, 아이가 떼를 쓰면 어떻게 하는지 자녀에게 듣고 그대로 따르면 된다. 묻는 일은 자존심을 굽히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함께 키우겠다는 약속이다.

손주는 내 아이가 아니라 내 아이의 아이다. 오늘 자녀에게 “이건 어떻게 해 줄까” 하고 먼저 묻는 것, 그 한마디에서 시작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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