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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먹고 쓴 유언장이 정작 효력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남기려던 뜻은 사라지고 가족에게는 다툼만 남는다. 자필 유언장은 비용 없이 혼자 쓸 수 있어 많이들 택하지만 법이 정한 형식은 생각보다 엄격하다.
민법은 자필 유언장에 내용 전체와 작성 연월일, 주소, 성명을 직접 쓰고 날인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하나만 빠져도 유언장은 효력을 잃는다. 사람들이 자주 놓치는 순서대로 짚어본다.
4위. 도장이나 지장을 찍지 않은 경우
이름까지 쓰고 나면 다 끝났다고 여기기 쉽다. 그러나 날인이 없으면 자필 유언장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서명만 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면 착각이다.
인감도장이 아니어도 되고 손도장인 지장도 인정된다. 중요한 것은 이름 곁에 분명히 찍혀 있는 것이다. 내용을 고친 곳이 있다면 그 자리에도 직접 고쳐 쓰고 날인해 두어야 뒷말이 없다.
3위. 주소를 빠뜨리거나 대충 적은 경우
주소는 사소해 보여 생략하기 쉽다. 하지만 법은 주소도 직접 쓰도록 요구한다. 주소가 빠지면 나머지가 완벽해도 소용이 없다.
‘○○동에서’처럼 동네 이름만 적는 것도 위험하다. 다른 곳과 구별될 수 있도록 실제 사는 곳을 번지나 호수까지 적어 두는 편이 안전하다.
2위. 날짜를 모호하게 적은 경우
‘2026년 10월’처럼 날을 빼고 적는 경우가 있다. 작성 연월일은 연, 월, 일이 모두 있어야 하고 하나라도 빠지면 무효가 될 수 있다.
유언장이 여러 장일 때 어느 것이 마지막 뜻인지는 날짜로 가린다. 작성 당시 판단 능력이 있었는지 따질 때도 날짜가 출발점이 된다.
1위. 손으로 쓰지 않은 부분이 있는 경우
가장 흔한 실수는 본문을 컴퓨터로 출력하고 이름만 손으로 쓰는 것이다. 자필 유언장은 내용 전체를 본인이 직접 써야 한다. 자녀가 대신 받아 적은 것이나 복사본도 인정되지 않는다.
성명도 반드시 자필이어야 한다. 이름이 새겨진 도장을 찍었다고 해서 이름을 쓴 것으로 대신할 수는 없다. 글씨가 서툴러도 괜찮으니 처음부터 끝까지 내 손으로 쓰는 것이 원칙이다.
자필 유언장은 형식이 곧 효력이다. 담긴 뜻이 아무리 분명해도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법은 그 뜻을 대신 읽어주지 않는다. 형식이 걱정된다면 공증을 받는 다른 방식을 검토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전문, 날짜, 주소, 이름을 모두 손으로 쓰고 도장까지 찍었는지, 써 둔 유언장을 오늘 다시 꺼내 확인해 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