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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손주를 봐주시는 게 정말 당연한 일일까요? 그 생각 하나에서 가족 사이의 서운함이 조용히 쌓이기 시작합니다. 맞벌이로 아이 맡길 곳이 마땅치 않으면 가장 먼저 친정이나 시댁에 전화를 걸게 됩니다. “그래, 데려와라” 하는 대답을 들으면 한시름 놓이고, 다음 날 아침부터 아이 가방을 들고 부모님 댁 현관에 서게 됩니다.
처음 몇 주는 서로 고맙고 반갑습니다. 하지만 몇 달이 지나면 부모님은 지친 내색을 숨기고, 자녀는 그 변화를 잘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손주를 맡기는 자녀가 처음부터 챙겨 두면 좋은 예의 세 가지를 정리했습니다.
3위. 돌봄 비용이나 감사 표시를 처음부터 정해 둡니다
“엄마, 나중에 형편 좀 풀리면 꼭 챙겨 드릴게”라는 말은 자녀에게는 진심입니다. 그런데 부모님은 속으로 ‘돈 얘기를 먼저 꺼내기도 민망하고, 그렇다고 아무것도 없으니 마음이 헛헛하다’는 생각을 삼키게 됩니다.
돈 이야기를 미뤄 두면 서운함이 생겨도 꺼낼 길이 없습니다. 액수는 집안 형편마다 다르지만 매달 정해진 날에 일정한 금액을 드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유가 넉넉하지 않다면 장보기 비용이나 아이 간식비를 맡는 식으로도 뜻을 전할 수 있습니다. 얼마를 드리느냐보다 처음에 분명히 정해 두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2위. 육아 방식은 말로 지시하지 않고 짧은 메모로 남깁니다
퇴근길에 아이를 데리러 와서 “엄마, 요즘은 그렇게 안 해. 단 거 주지 말랬잖아”라고 하면 부모님 마음은 금세 가라앉습니다. 하루 종일 아이를 쫓아다닌 수고는 사라지고 ‘내가 애 하나 제대로 못 보는 사람이 됐구나’ 하는 생각만 남습니다.
육아 정보가 예전과 달라진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것저것 말로 짚으면 부모님은 감시받는다고 느끼기 쉽습니다. 알레르기 있는 음식, 먹여야 할 약, 낮잠 시간처럼 꼭 지켜야 할 것만 골라 냉장고에 짧게 붙여 두는 편이 무난합니다. 나머지는 부모님 방식에 맡겨도 아이는 잘 자랍니다.
1위. 주말과 명절에는 돌봄에서 완전히 빼 드립니다
평일 내내 아이를 맡기고 토요일 아침에 “엄마, 잠깐 볼일이 있어서 두 시간만 봐줘”라고 전화하는 일이 있습니다. 부모님은 싫은 내색 없이 받아 주지만 속으로는 ‘나는 쉬는 날도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부모님에게도 쉬고, 친구를 만나고, 병원에 다녀올 시간이 필요합니다. 명절에는 음식 준비와 손님맞이까지 겹치니 부담이 더 큽니다. 주말과 명절만큼은 자녀가 아이를 데리고 있고, 찾아뵐 때도 돌봄을 맡기러 가는 것이 아니라 얼굴 보러 가는 자리로 만드는 편이 좋습니다.
부모님이 손주를 봐주시는 일은 도움이지 의무가 아닙니다. 고마움을 미루지 않고, 잔소리 대신 꼭 필요한 것만 전하고, 쉬는 날을 지켜 드리면 오래 기댈 수 있는 관계가 됩니다. 손주 돌봄이 길게 이어질수록 이런 작은 예의가 가족 사이를 지켜 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