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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 면회를 마치고 주차장에 서서 그냥 차 문부터 여시나요? 그날 보고 들은 것을 흘려보내면 다음 면회 때 후회가 먼저 찾아옵니다. 짧은 면회 시간 동안 어머니 손을 잡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돌아오는 길에는 마음만 무겁고 무슨 말을 들었는지는 흐릿해집니다.
요양병원에서 오래 일한 간호사들은 면회만큼이나 다녀온 날 저녁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오늘은 가족이 그날 안에 챙기면 좋은 일 세 가지를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3위. 병원에서 들은 약 변경과 주의사항 적어 두기
간호사실 앞에서 “혈압약이 한 알 줄었고요, 요즘 밤에 자주 깨셔서 지켜보고 있어요”라는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 자리에서는 다 기억할 것 같지만, 집에 오면 어느 약이 줄었는지부터 헷갈립니다. 다음 통화 때 같은 내용을 또 물으면 병원 쪽에서도 ‘가족분이 잘 모르시는구나’ 하고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들은 내용은 그날 휴대전화 메모나 수첩에 날짜와 함께 적어 두십시오. 약 이름, 바뀐 이유, 지켜봐야 할 증상 정도면 충분합니다. 잘 알아듣지 못한 부분은 그 자리에서 다시 여쭤보는 편이 낫습니다. 다른 병원 진료를 받으시거나 형제에게 전할 때도 이 기록이 기준이 됩니다.
2위. 다음 면회 날짜를 정해 부모님께 미리 알려 드리기
헤어질 때 “또 올게요, 엄마” 하고 인사하면 부모님은 웃으며 손을 흔드십니다. 하지만 속으로는 그 ‘또’가 언제일지 손가락으로 날을 세기 시작하십니다. 기약 없는 인사는 기다림을 길게 만듭니다.
집에 돌아오면 일정부터 확인하고 다음 면회 날짜를 정하십시오. 면회는 예약제이거나 시간이 정해진 병원이 많으니 규정을 먼저 알아보는 편이 무난합니다. 날짜가 잡히면 전화로 다음 주 토요일 오후처럼 구체적으로 알려 드리십시오. 달력에 적어 두시라고 부탁드리면 그 하루가 부모님께는 한 주를 버티는 힘이 되기도 합니다.
1위. 부모님 상태를 그날 형제들과 바로 나누기
면회 다녀온 지 며칠 지나서 동생이 “엄마 요즘 어떠셔?” 하고 물어 오면 그제야 괜찮으시더라고 짧게 답하게 됩니다. 동생은 그 대답에 안심하기보다 나만 모르고 있었다는 서운함을 먼저 느낍니다. 이런 일이 몇 번 쌓이면 형제 사이에 말없는 거리가 생깁니다.
면회 당일 저녁, 가족 대화방에 짧게라도 소식을 남기십시오. 식사량, 표정, 걸음걸이, 앞에서 적어 둔 약 변경까지 본 그대로 적으면 됩니다. 걱정되는 점은 부풀리지도 줄이지도 않는 편이 좋습니다. 멀리 사는 형제도 같은 모습을 알고 있어야 다음 면회 순서나 병원비 이야기를 꺼낼 때 덜 부딪힙니다.
면회는 한 시간 남짓이지만 부모님은 그다음 날들을 그 기억으로 보내십니다. 약 이야기 적어 두기, 다음 날짜 약속하기, 형제와 소식 나누기. 그날 저녁 삼십 분이면 충분합니다.
다녀온 날을 잘 마무리하는 가족은 다음 면회 길도 조금 가볍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