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녀 결혼식을 마치고 돌아와 봉투부터 뜯어 현금만 추리고 계신가요? 그렇게 정리한 축의금은 몇 년 뒤 갚아야 할 때 큰 짐이 되어 돌아옵니다. 예식장에서 받아 온 축의금 가방을 거실에 펼쳐 놓으면 피곤한 와중에도 얼른 셈을 끝내고 싶은 마음이 먼저 듭니다.
축의금 장부는 단순한 돈 계산이 아니라 앞으로 갚아야 할 마음의 목록입니다. 당장은 다 기억할 것 같아도 몇 해가 지나면 누가 와 주었는지조차 흐려집니다. 오늘은 식을 치른 혼주들이 장부를 정리하면서 흔히 하는 실수 세 가지를 정리했습니다.
3위. 양가 축의금을 한데 섞어 정리하기
접수대를 한 곳만 두었거나 정신없는 틈에 봉투가 섞여 들어오면, 나중에 사돈댁에 “이 봉투들은 어느 쪽 손님인지 모르겠네요” 하고 전화를 거는 일이 생깁니다. 사돈은 웃으며 같이 확인해 주겠지만, 속으로는 자기 쪽 손님 봉투까지 남의 손을 거친 것 같아 마음 한구석이 불편해질 수 있습니다.
축의금은 신랑 측과 신부 측이 접수대를 따로 두고 각자 받아 각자 정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양가 하객은 나중에 답례하고 갚아야 할 상대도 다르기 때문에 한 장부에 섞이면 돌려줄 사람을 헷갈리기 쉽습니다. 식이 끝나면 축의금 가방을 양가별로 나눠 받아 오고, 섞인 봉투가 있다면 혼자 판단하지 말고 사돈과 함께 확인하는 편이 무난합니다.
2위. 받은 금액을 적지 않고 넘기기
몇 해 뒤 오래 알고 지낸 지인이 자녀 청첩장을 보내오면 배우자에게 “그때 그 집에서 얼마 했더라?” 하고 묻게 됩니다. 둘 다 기억이 나지 않아 짐작으로 적게 넣으면, 받은 쪽은 겉으로 고맙다고 하면서도 속으로 ‘우리는 그때 더 했는데’ 하고 셈을 하게 됩니다.
축의금은 받은 만큼 비슷하게 돌려주는 것을 기본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아서, 기록이 없으면 갚을 때마다 어림짐작에 기대야 합니다. 너무 적으면 서운함이 남고, 지나치게 많으면 상대가 오히려 부담스러워할 수 있습니다. 이름 옆에 금액과 관계, 연락처를 함께 적어 두고 종이 장부와 휴대전화 메모에 나란히 남겨 두면 나중에 찾기 수월합니다.
1위. 봉투에서 현금만 먼저 꺼내 버리기
가장 되돌리기 어려운 실수는 봉투를 열어 현금부터 한데 모으고 빈 봉투는 따로 치워 버리는 것입니다. 나중에 친구가 “나 그때 봉투 냈는데 잘 들어갔지?” 하고 물어도 확인할 길이 없으면, 친구는 웃어넘기면서도 ‘내 마음은 기억도 못 하는구나’ 하고 서운함을 품게 됩니다.
봉투 겉면의 이름과 그 안의 금액이 짝을 이룰 때 비로소 기록이 됩니다. 현금이 한 번 섞이고 나면 누가 얼마를 넣었는지 다시 맞출 방법이 없습니다. 봉투는 하나씩 열어 이름과 금액을 바로 적은 뒤 다음 봉투로 넘어가고, 장부를 다 맞춰 볼 때까지는 빈 봉투도 모아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한 사람은 열고 한 사람은 적는 식으로 나누면 실수가 훨씬 줄어듭니다.
축의금 장부는 결혼식이 끝난 뒤에야 시작되는 일입니다. 양가 봉투를 나눠 정리하고, 금액을 빠짐없이 적고, 봉투 하나하나를 이름과 짝지어 두기만 해도 몇 년 뒤의 곤란함을 대부분 덜 수 있습니다. 와 주신 분들의 마음을 제대로 기억해 두는 것이 혼주가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답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