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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몸으로 병원에 갔는데 내 진료를 늦추는 사람이 바로 나 자신이라면 어떨까요? 대기실에서 무심코 한 행동 하나가 진료를 엉키게 하고, 심하면 몸까지 위험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한참 기다리다 지쳐 접수창구 앞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어르신도 있고, 휴대전화 너머 상대방 목소리까지 대기실에 쩌렁쩌렁 울리게 하는 분도 있습니다.
병원은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 작은 행동도 유난히 크게 느껴집니다. 간호사와 창구 직원은 겉으로는 웃으며 응대하지만 속으로는 난감해지는 순간이 분명히 있습니다. 병원 대기실과 진료실에서 의료진이 곤란해하는 어르신 환자의 행동 세 가지를 정리했습니다.
3위. 대기실에서 스피커폰으로 큰 소리로 통화하는 행동
대기 의자에 앉아 스피커폰을 켜 두고 “응, 나 지금 병원이야, 아직 한참 멀었대” 하고 큰 소리로 말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상대방 목소리까지 대기실에 퍼지면 주변 환자들은 슬그머니 자리를 옮깁니다. 창구 직원은 호명이 묻힐까 봐 이름을 몇 번씩 다시 부르면서도, 말씀을 드려야 할지 그냥 두어야 할지 속으로 망설이게 됩니다.
대기실에는 열이 나거나 통증을 참고 있는 사람이 많아 소리에 예민한 편입니다. 내 이름이 불린 것을 놓쳐 순서가 밀리는 일도 생깁니다. 귀가 어두워 스피커폰이 편하다면 잠시 복도로 나가서 통화하거나 “진료 끝나고 다시 걸게” 하고 짧게 끊는 편이 무난합니다.
2위. 접수 순서를 두고 창구 직원에게 따지는 행동
뒤에 온 사람이 먼저 진료실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창구로 가서 “내가 먼저 왔는데 왜 저 사람부터 불러요?” 하고 따지는 분들이 있습니다. 직원은 사정을 설명하고 싶지만 이미 목소리가 높아진 상태에서는 무슨 말을 해도 변명처럼 들릴까 봐 속으로 한숨을 삼킵니다. 다른 환자들의 시선까지 쏠리면 창구 업무가 잠시 멈추기도 합니다.
병원 진료 순서는 도착한 순서만으로 정해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약 환자, 검사 결과를 보러 다시 들어가는 환자, 담당 의사가 다른 환자가 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순서가 이상하다 싶으면 따지기보다 몇 번째쯤인지 차분히 확인해 달라고 부탁하는 편이 낫습니다. 이렇게 물으면 접수가 제대로 되었는지도 함께 확인할 수 있습니다.
1위. 복용 중인 약을 말하지 않고 알아서 해달라고 하는 행동
간호사가 지금 드시는 약이 있는지 물으면 “혈압약 하나 먹는데 이름은 몰라, 알아서 해줘요” 하고 넘기는 분들이 있습니다. 간호사는 웃으며 받아 적지만 속으로는 막막해집니다. 어떤 약인지 모르면 새로 처방할 약과 성분이 겹치는지, 함께 먹어도 되는 약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여러 병원에서 약을 받아 함께 드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를 묽게 하는 약을 먹는다는 사실이 전달되지 않으면 주사나 시술을 할 때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같은 성분의 약이 겹쳐서 처방될 수도 있습니다. 병원에 갈 때는 드시는 약을 봉투째 챙기거나 약 봉투와 처방전을 휴대전화로 찍어 두었다가 보여 주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의료진이 어르신 환자에게 바라는 것은 대단한 예의가 아닙니다. 통화는 밖에서 짧게 하고, 순서는 따지기 전에 확인하고, 먹는 약은 정확히 알려 주면 됩니다. 이것만 지켜도 대기실은 한결 조용해지고 진료는 더 정확해집니다. 내 몸에 관한 정보를 의료진에게 빠짐없이 건네는 일까지가 환자가 챙겨야 할 몫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