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WN 뉴스 · 2026.10.26 05:31

“아무것도 아니라길래 그냥 하던 일 계속했죠..” 은퇴 후 종일 함께 지내는 배우자에게 품었다가 사이가 멀어지는 기대 1위

한쪽이 퇴직하고 나면 처음 몇 달은 반갑다는 부부가 많습니다. 아침도 같이 먹고 장도 같이 보면서, 그동안 못 나눈 이야기를 하자며 시작한 생활이지요. 그런데 어느새 한 사람은 방문을 닫고, 다른 한 사람은 거실 텔레비전만 켜 두는 날이 늘어납니다.

은퇴 후 부부 사이가 멀어지는 건 대개 큰 사건 때문이 아닙니다. 채워지지 않은 기대가 조용히 쌓이다가 거리가 되지요. 함께 지내는 배우자에게 내려놓으면 한결 편해지는 기대 세 가지를 정리했습니다.

3위. 하루 일과를 늘 함께 보내주길 바라는 기대

배우자가 외출 준비를 하면 “어디 가는데, 나도 같이 가지”라는 말부터 나오는 분이 있습니다. 말하는 쪽은 다정하게 건넨 말이지만, 듣는 쪽은 수십 년 지켜 온 자기 시간을 내놓으라는 말로 받아들이곤 합니다. 친구 모임 하나에도 설명이 필요해지니 집이 눈치 보는 곳이 되는 것이지요.

오래 각자의 낮을 살아온 부부에게 종일 붙어 지내는 생활은 생각보다 낯섭니다. 아침 산책이나 저녁 식사는 함께하고, 낮 시간은 각자 운동이나 모임으로 채우는 식으로 나눠 두는 편이 무난합니다. 따로 보낸 시간이 있어야 다시 만났을 때 나눌 이야기도 생깁니다.

2위. 집안일을 내 방식대로 해주길 바라는 기대

은퇴한 배우자가 설거지를 돕겠다고 나섰는데 옆에서 “그릇은 그렇게 엎어 두는 게 아니라니까”라고 한마디 보태는 경우가 흔합니다. 말한 쪽은 요령을 알려준 것이지만, 들은 쪽은 ‘해도 소리 들을 바엔 안 하는 게 낫다’고 속으로 정리해 버립니다. 반대로 집에 있게 된 쪽이 냉장고 정리법부터 고치려 들면, 살림을 맡아 온 사람은 그간의 수고를 부정당한 기분이 들지요.

집안일에는 정답보다 습관이 있을 뿐입니다. 결과가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면 방식은 맡은 사람에게 두는 편이 낫습니다. 빨래는 한 사람이, 분리수거와 장보기는 다른 사람이 맡는 식으로 영역을 나눠 두면 지적할 틈도 줄어듭니다.

1위. 말하지 않아도 내 섭섭함을 알아주길 바라는 기대

서운한 일이 있어도 “됐어, 아무것도 아니야”라고 넘기고 상대가 알아채 주길 기다리는 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듣는 쪽은 그 말을 정말 괜찮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하던 일을 계속하지요. 그 모습에 섭섭함은 더 커지고, 며칠 뒤 엉뚱한 일로 언성이 높아집니다.

오래 살았으니 말 안 해도 알 거라는 생각이 가장 흔한 오해입니다. 익숙한 사이일수록 상대의 기분을 살피는 데 오히려 무뎌지기 쉽습니다. 서운한 일은 그날 안에 말하는 편이 좋습니다. 탓하는 말 대신 “아까 그 말이 좀 서운했어”처럼 내 마음만 짧게 전하면 됩니다. 따지는 말이 아니라 알려주는 말이어야 상대도 방어하지 않고 듣습니다.

은퇴 후 부부 생활은 처음 함께 살던 때로 돌아가 다시 맞춰 가는 일과 비슷합니다. 오늘 저녁 배우자에게 “내일 낮엔 뭐 할 거야?”라고 물어보고, 대답이 무엇이든 “그래, 잘 다녀와”라고 해 보시지요. 붙잡지 않는 그 한마디가 함께하는 시간을 오히려 편하게 만들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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