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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날 혼주는 입구에 서서 밀려드는 하객을 맞습니다. 손을 잡고 고개를 숙이다 보면 식은 금세 끝납니다. 그리고 며칠 뒤에야 “그분도 오셨었나” 하고 뒤늦게 떠올리게 됩니다.
준비하는 동안은 예식장과 혼수에 마음이 쏠려 손님 챙기는 일이 뒤로 밀리기 쉽습니다. 혼사를 치른 분들이 지나고 나서 가장 아쉬워한 장면 세 가지를 정리했습니다.
3위. 축의금 장부를 정리하지 않고 묵혀 두었다
몇 년 뒤 지인의 자녀 청첩장을 받고 배우자에게 “그 집은 우리 때 얼마 했더라?” 하고 물어도 둘 다 기억이 없습니다. 짐작으로 봉투를 채워 보내면 받는 쪽은 장부를 펼쳐 보고 ‘우리가 한 것보다 적네’ 하며 조용히 섭섭해합니다.
봉투와 접수 명단은 기억이 생생할 때 정리하는 편이 좋습니다. 식을 치르고 며칠 안에 이름과 관계, 금액을 한 표로 옮겨 두면 기준이 생깁니다. 감사 인사를 돌릴 때도, 훗날 그 집 경조사에 갈 때도 그 표를 보면 됩니다. 이름이 흐릿한 봉투는 접수를 맡았던 친척에게 바로 확인해 두시기 바랍니다.
2위. 오래 연락 없던 지인에게 모바일 청첩장만 보냈다
몇 년 소식이 끊겼던 지인에게 링크와 함께 “시간 되면 와 주세요” 한 줄만 보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받는 쪽은 반가움보다 ‘봉투 받을 명단에 내가 들어갔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오랜만의 연락이 청첩장이라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복잡한데 안부 한마디 없으니 더 서운합니다.
모바일 청첩장은 편리하지만 오랜 공백까지 메워 주지는 못합니다. 한동안 뜸했던 사이라면 먼저 전화로 안부를 묻고 소식을 직접 전하는 편이 무난합니다. 청첩장은 그다음에 보내도 늦지 않습니다. 부담 갖지 말라는 말을 덧붙이면 상대도 참석 여부를 편하게 정할 수 있습니다.
1위. 입구에서 반가운 얼굴에만 오래 붙잡혀 있었다
혼주가 오랜 친구를 만나 “이게 얼마 만이야” 하며 손을 놓지 못하는 사이, 뒤에 선 하객은 눈인사도 못 받고 접수대로 향합니다. 먼 길을 온 사람일수록 ‘내가 안 왔어도 모르셨겠구나’ 하는 마음을 품습니다. 축의금 봉투만 건네고 식사도 거른 채 돌아가는 하객도 생깁니다.
입구에서 혼주가 할 일은 한 사람과 오래 이야기하는 것보다 모두와 한 번씩 눈을 맞추는 것입니다. 반가운 대화는 식사 자리에서 테이블을 돌며 나누고, 입구에서는 짧은 감사 인사로 고르게 맞는 편이 낫습니다. 배우자와 나란히 서거나 하객 얼굴을 잘 아는 가족을 곁에 두면 놓치는 사람이 줄어듭니다.
혼사는 그동안 쌓아 온 인연을 한자리에서 확인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소식을 정성껏 전하고, 오신 분을 고르게 맞고, 받은 마음을 적어 두는 것만으로도 식이 끝난 뒤의 관계가 달라집니다. 하객이 오래 기억하는 것은 화려한 식장보다 혼주와 마주친 짧은 눈인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