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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와서 단톡방이 조용해졌다면 이미 늦은 겁니다. 수십 년 이어 온 우정도 며칠짜리 여행 한 번에 금이 갑니다. 출발할 때는 학창 시절처럼 들떠 있다가 돌아오는 길에는 말이 없어지고, 그 뒤로 모임에서 한두 명씩 빠집니다.
누가 크게 잘못한 것도 아닌데 서운함만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체 여행을 오래 인솔해 본 사람들이 꼽는 이유는 의외로 사소합니다. 오늘은 60대 친구 모임 여행에서 사이를 틀어지게 하는 이유 세 가지를 정리했습니다.
3위. 생활 습관을 따지지 않고 정한 방 배정
숙소에 도착하면 누군가 “친구끼리 뭘 따져, 아무나 둘씩 들어가”라며 방을 나눕니다. 다들 웃으며 따라가지만 밤새 옆자리 코골이에 잠을 설친 사람은 속으로 ‘하필 이 방에 걸렸다’ 싶어 아침부터 말수가 줄어듭니다. 새벽같이 일어나 불을 켜는 사람과 늦게까지 텔레비전을 보는 사람이 한방을 써도 마찬가지입니다.
나이가 들면 잠자리가 바뀌었을 때 쉽게 잠들기 어렵고, 하룻밤 피로가 여행 내내 이어집니다. 그 짜증은 결국 같은 방 친구에게 향합니다. 출발 전에 코를 고는지, 몇 시에 자고 일어나는지 가볍게 묻고 비슷한 사람끼리 묶는 편이 무난합니다. 코골이가 심하다면 본인이 먼저 말하고 1인실 비용을 조금 더 내는 것도 방법입니다.
2위. 한 사람이 정하고 나머지는 따라가는 일정
일정을 짠 친구가 “여기까지 와서 이걸 안 보면 어떡해, 그냥 따라와”라며 오르막 코스를 밀어붙이면 다른 친구들은 더 말을 보태지 않습니다. 겉으로는 고개를 끄덕여도 속으로는 ‘내 무릎 사정은 안중에도 없구나’ 하고 서운함을 삼킵니다.
준비한 사람은 수고를 몰라준다고 느끼고, 따라간 사람은 무시당했다고 느낍니다. 둘 다 나쁜 마음은 아닌데 감정만 엇갈립니다. 큰 틀은 한 사람이 짜더라도 출발 전에 일정표를 돌려 각자 빼고 싶은 곳을 하나씩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현지에서 오후 한나절을 자유 시간으로 비워 두면 체력이 다른 친구들도 각자 쉬어 갈 수 있습니다.
1위. 출발 전에 정하지 않은 공동 경비 정산
식당 계산대 앞에서 “일단 내가 낼게, 나중에 나누자”는 말이 몇 번 오가면 여행이 끝날 무렵에는 셈이 엉킵니다. 술을 입에도 안 댄 사람은 ‘술값까지 똑같이 내야 하나’ 싶고, 먼저 카드를 낸 사람은 돈 얘기를 꺼내기가 민망해 속만 끓입니다. 아무도 대놓고 말하지 않으니 서운함이 그대로 남습니다.
친구 사이일수록 돈 얘기를 미루기 쉽습니다. 하지만 다녀와서 정산하면 서로 기억하는 내용이 달라 다툼으로 번지기 쉽습니다. 출발 전에 회비를 걷어 총무 한 사람이 관리하고, 영수증은 사진으로 찍어 단톡방에 올리는 방식이 무난합니다. 술값이나 개인 쇼핑처럼 사람마다 차이 나는 비용은 각자 따로 내기로 미리 정해 두면 뒷말이 줄어듭니다. 남은 돈은 돌아와서 똑같이 나눠 돌려주면 됩니다.
친구 여행은 함께 떠나는 것만으로 반은 성공입니다. 나머지 반은 서로 다른 몸과 습관, 형편을 인정할 때 채워집니다. 방과 일정, 돈 문제를 출발 전에 한 번만 짚어 두면 돌아온 뒤 단톡방에는 사진과 함께 다음 모임 날짜가 올라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