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WN 뉴스 · 2026.10.30 14:10

“말 안 하고 알아주길 기다리면 부부 사이 금방 식어요..” 부부상담 전문가가 꼽은 은퇴 후 배우자에게 절대 바라면 안 되는 기대 1위

은퇴하고 집에 머문 지 한 달 만에 배우자의 표정이 굳어 간다면 그냥 넘길 일이 아닙니다. 평생 기다려 온 여유가 왜 부부 사이를 더 서먹하게 만드는 걸까요? 아침을 먹고 나면 점심 메뉴를 묻고, 배우자가 외출 준비를 하면 따라나서는 날이 늘어납니다. 함께할 시간이 생겼는데도 집 안 공기는 오히려 무거워지곤 하지요.

부부상담 현장에서는 은퇴 직후를 부부가 생활 리듬을 다시 맞춰 가는 시기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십 년 동안 낮 시간을 따로 보내던 두 사람이 한 공간에 머물게 되면서, 그동안 드러나지 않던 기대가 부딪히는 것입니다. 은퇴 후 배우자에게 내려놓으면 한결 편해지는 기대 세 가지를 정리했습니다.

3위. 은퇴했으니 하루 종일 함께 지내야 한다는 기대

산책도, 장 보기도, 친구 모임까지 따라가려 하면서 “이제 시간도 많은데 같이 다니면 좋잖아”라고 말하는 분이 있습니다. 말하는 쪽은 애정 표현으로 여기지만, 듣는 배우자는 ‘내 하루가 통째로 사라지는구나’ 하는 답답함을 느끼기 쉽습니다. 이미 자기만의 낮 시간을 꾸려 온 배우자라면 감시받는 기분까지 들 수 있지요.

부부라도 각자 숨 쉴 공간이 있어야 함께하는 시간이 반가워집니다. 오전에는 각자 일정을 보내고 저녁 산책만 함께하는 식으로 하루를 대략 나눠 두는 편이 무난합니다. 은퇴한 쪽도 운동이나 동네 강좌처럼 혼자 나갈 곳을 하나쯤 만들어 두면 좋습니다.

2위. 집안일을 내 방식대로 해주길 바라는 마음

배우자가 설거지를 마치자 “그릇은 이렇게 엎어 놔야지”라고 한마디 보태거나, 오래 살림을 맡아 온 배우자의 부엌 정리에 이것저것 손을 대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는 쪽은 도우려는 마음이지만, 듣는 쪽은 ‘그동안 내가 해 온 건 다 틀렸다는 건가’ 싶어 서운함이 쌓입니다. 거들던 배우자라면 ‘소리 들을 바엔 안 하고 말지’ 하며 손을 놓게 되지요.

집안일에는 정답이 없고, 결과가 크게 다르지 않다면 방식은 하는 사람에게 맡기는 편이 낫습니다. 살림을 나눠 맡기로 했다면 누가 무엇을 할지만 정하고, 맡은 일은 그 사람 방식대로 하게 두는 것이 갈등을 줄입니다. 꼭 바꾸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지적 대신 의견을 묻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1위.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알아주길 바라는 것

몸이 안 좋아 누워 있는데 배우자가 텔레비전만 보고 있으면, 저녁상 앞에서 “당신은 내가 아파도 모르지”라는 말이 툭 튀어나옵니다. 상대는 영문도 모른 채 원망부터 듣게 되니 ‘말을 해야 알지’ 하는 억울함이 먼저 올라오지요. 한쪽은 서운하고 다른 쪽은 억울한 채로 대화가 끊기기 쉽습니다.

오래 함께 살았다고 상대의 속을 다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진 만큼, 서운함은 쌓이기 전에 말로 꺼내는 편이 낫습니다. “오늘 몸이 좀 안 좋아서 쉬고 싶어”처럼 지금 필요한 것을 짧게 말해 주면, 상대도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있습니다.

은퇴 후의 부부 관계는 처음부터 다시 맞춰 가는 일에 가깝습니다. 기대를 조금 내려놓으면 상대의 작은 배려가 더 크게 보이기 시작하지요.

오늘 저녁에는 배우자에게 “내일은 뭐 할 계획이야?” 하고 물어봐 주시지요. 같이 하자고 조르기보다 상대의 하루를 먼저 궁금해하는 것만으로도 집 안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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