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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친구 부부와 함께 가는 여행, 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 수십 년 쌓은 우정이 사흘짜리 여행에서 금이 가는 일이 생각보다 흔합니다. 출발할 때는 넷이 웃으며 공항에 모였는데, 돌아오는 차 안에서는 말수가 줄고 집에 와서는 “다음엔 둘이 가자”는 말이 먼저 나옵니다.
크게 다툰 것도 아닌데 마음이 상한 이유를 따져 보면, 대개 출발 전에 정하지 않은 몇 가지에서 시작됩니다. 오늘은 친구 부부와 여행을 다녀온 뒤 사이가 서먹해진 분들이 공통으로 꼽는 선택 세 가지를 정리했습니다.
3위. 공동 경비 기준 없이 일단 떠나는 여행
첫날 점심값을 친구 남편이 계산하자 다른 쪽 남편이 “저녁은 우리가 낼게” 하고 받습니다. 겉으로는 훈훈하지만 그때부터 계산대 앞에서 서로 눈치를 봅니다. 저녁값이 점심보다 많이 나오면 괜히 더 냈다는 생각이 들고, 적게 나오면 얻어먹은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합니다. 아무도 입 밖에 내지 않을 뿐 속으로는 각자 장부를 쓰고 있는 셈입니다.
돈 이야기는 꺼내기 어려워 미루기 쉽지만 여행지에서는 계산할 일이 하루에도 몇 번씩 생깁니다. 출발 전에 부부마다 같은 금액을 내서 공동 지갑을 만들고, 식사비와 교통비는 거기서 쓰는 편이 무난합니다. 기념품이나 개인 간식처럼 각자 쓰는 돈은 따로 내기로 정해 두면 됩니다. 남은 돈은 돌아와서 똑같이 나누면 깔끔합니다.
2위. 한쪽 부부가 일정과 식당을 혼자 정하는 방식
여행을 자주 다녀 본 쪽이 앞장서서 “여기 유명한 데니까 그냥 따라와”라고 하면 처음에는 편하고 고맙습니다. 하지만 사흘 내내 그 부부가 고른 식당에서 먹고 그 부부가 가고 싶은 곳만 돌다 보면, 다른 쪽은 손님처럼 끌려다니는 기분이 듭니다. 매운 음식을 못 먹는다는 말도, 다리가 아프다는 말도 분위기 깰까 봐 삼키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준비한 쪽은 수고를 몰라준다고 서운하고, 따라간 쪽은 존중받지 못했다고 서운합니다. 출발 전에 두 부부가 꼭 가고 싶은 곳과 피하고 싶은 음식을 한두 가지씩 꺼내 놓고 일정에 고루 넣는 편이 좋습니다. 하루씩 번갈아 식당을 고르는 것도 방법입니다.
1위. 숙소에서도 쉴 틈 없이 하루 종일 붙어 다니기
저녁마다 한 방에 모여 늦게까지 이야기하다 보면 친구 아내가 “벌써 자려고? 한 잔만 더 하자”며 붙잡습니다. 웃으며 자리를 지키지만 속으로는 씻고 눕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남편과 오늘 있었던 일을 편하게 나눌 틈도 없습니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하루 종일 붙어 있으면 사소한 버릇 하나가 크게 거슬리기 시작합니다. 숙소는 부부마다 방을 따로 잡고, 오후 한두 시간이나 저녁 이후는 각자 쉬는 시간으로 정해 두시기 바랍니다. 아침에 다시 만났을 때 반가운 마음이 들어야 남은 일정도 즐겁습니다.
친구 부부와의 여행은 돈과 일정, 쉬는 시간을 출발 전에 얼마나 터놓고 정했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립니다. 서운함은 대개 큰일이 아니라 말하지 못한 작은 불편에서 쌓입니다. 기준을 미리 나눠 두고 서로의 속도를 존중하면, 돌아와서 “다음에 또 같이 가자”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