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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쓰러진 뒤에야 형제가 남이 되는 집이 있다. 병원비 영수증 한 장, 간병 순서 한 번이 수십 년 우애를 무너뜨리는 데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서운함은 대개 돈의 액수보다 ‘나만 손해 본다’는 느낌에서 시작된다. 부모 부양이 길어져도 사이가 멀어지지 않는 형제들은 일찍부터 몇 가지 약속을 정해 둔다.
4위. 부모님 몫의 통장을 따로 두고 모두에게 보여준다
형제들이 보내는 돈이 한 사람의 개인 계좌로 모이면 언젠가 의심이 싹튼다. 맡은 사람이 아무리 성실해도 내역이 보이지 않으면 오해가 생기기 쉽다.
그래서 부모님 생활비와 병원비만 오가는 통장을 따로 만들고, 입출금 내역을 정해진 때마다 함께 본다. 투명하게 드러난 숫자는 말보다 빨리 신뢰를 만든다.
3위. 돈 대신 시간으로 몫을 나눈다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형제는 분담 이야기가 나오면 입을 닫는다. 미안함이 쌓이면 연락이 뜸해지고, 그 침묵이 다른 형제에게는 외면으로 보인다.
돈을 내기 어려운 형제에게 병원 동행이나 주말 돌봄, 서류 정리를 맡기면 저마다 할 몫이 생긴다. 분담은 같은 액수를 내는 일이 아니라 각자 할 수 있는 만큼을 나누는 일이다.
2위. 중요한 결정은 모두 모인 자리에서 한다
요양시설 입소나 수술 여부를 한 사람이 정하고 나중에 알리면, 결과가 좋아도 서운함이 남는다. 결과가 나쁘면 모든 책임이 그 한 사람에게 쏠린다.
멀리 사는 형제가 있다면 영상통화로라도 함께 앉는다. 결론보다 중요한 것은 모두가 그 결정에 참여했다는 사실이다.
1위. 가까이 사는 형제의 수고를 돈으로 인정한다
부모 곁에 사는 형제는 병원 호출부터 반찬 챙기기까지 보이지 않는 일을 떠안는다. 처음에는 당연하게 여기던 일도 몇 해가 지나면 억울함으로 바뀐다.
그 수고에 다른 형제들이 정해진 금액을 보태는 집은 갈등이 덜하다. 이때 돈은 보상이라기보다 ‘네가 애쓰는 걸 안다’는 표시다. 고맙다는 말에 작은 봉투가 더해질 때 마음은 오래 버틴다.
부모를 모시는 일은 형제가 한 팀이 되는 일이다. 누가 더 많이 했는지 따지기 시작하면 팀은 흩어진다.
부모님이 아직 건강할 때 형제가 한자리에 모여 통장과 역할과 결정 방식부터 정해 두는 것, 그것이 우애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준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