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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신고만 하고 돌아서면 다 끝난 줄 아십니까? 그렇게 넘겼다가 몇 달 뒤 부모님 앞으로 온 독촉장을 받아 드는 자녀가 적지 않습니다. 발인을 마치고 구청 창구에 서류를 내고 나오면 한숨 돌린 기분이 듭니다. 형제들도 “큰일은 다 치렀다”며 각자 집으로 흩어집니다.
하지만 손해를 막는 일은 그때부터 시작됩니다. 기한이 정해진 일도 있고, 미룰수록 돈이 새는 일도 있습니다. 오늘은 부모님을 보내 드린 뒤 자녀가 놓치기 쉬운 사후 정리 세 가지를 짚어 봅니다.
3위. 부모님 휴대폰과 자동이체를 그대로 둡니다
장례를 마치고 형제 중 누군가 “엄마 목소리 남은 거니까 당분간 그냥 두자”고 말하면 아무도 반대하지 못합니다. 정리해야 한다는 건 다들 알지만, 먼저 해지하자고 나서면 매정한 자식으로 보일까 봐 말을 삼킵니다.
그사이 통신 요금과 각종 구독료, 회비가 부모님 계좌나 카드에서 계속 빠져나갑니다. 기기 할부금이 남아 있다면 그것도 정리할 몫입니다. 해지하기 전에 사진과 연락처, 음성 파일을 따로 옮겨 두면 마음의 짐을 덜 수 있습니다. 통신사와 카드사에는 사망 사실과 가족관계를 증명하는 서류를 챙겨 가면 됩니다. 통장 내역을 한 번만 훑어봐도 몰랐던 정기 결제가 눈에 띄는 경우가 많습니다.
2위. 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를 신청하지 않습니다
구청 직원이 “재산 조회도 같이 신청하시겠어요?” 하고 물으면 “나중에 할게요”라며 넘기는 분이 많습니다. 서류를 한 장 더 쓰는 것이 버겁기도 하고, 부모님 형편은 자식인 내가 제일 잘 안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자녀가 모르는 예금이나 보험, 대출, 보증 채무가 나오는 일은 생각보다 흔합니다. 이 서비스를 신청하면 금융 재산과 채무, 토지, 자동차, 세금 체납이나 환급, 연금 가입 여부를 한꺼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사망신고 때 함께 신청하면 가장 간편합니다. 나중에 따로 신청할 수도 있지만 기한이 있으니 미루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1위. 빚이 보이는데 3개월을 흘려보냅니다
조회 결과에 빚이 보여도 맏이가 “장례 끝났으니 천천히 알아보자”고 하면, 동생들은 그 말을 ‘형이 알아서 하겠지’로 받아들입니다. 맏이는 맏이대로 동생 중 누군가 챙길 거라 여기며 서로 기다리기만 합니다.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은 상속이 시작된 것을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가정법원에 신청해야 합니다. 이 기간이 지나면 빚까지 그대로 물려받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자녀가 모두 상속을 포기하면 빚이 손주처럼 다음 순위 상속인에게 넘어갈 수 있으니, 가족끼리 미리 의논해 두어야 합니다. 재산과 빚 가운데 어느 쪽이 많은지 분명하지 않다면 물려받은 재산 한도 안에서만 빚을 갚는 한정승인을 검토하는 편이 무난합니다. 그 전에 부모님 예금을 꺼내 쓰면 상속을 받아들인 것으로 볼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부모님을 보내 드린 직후에는 서류 한 장 들여다볼 기운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그래도 사망신고 때 재산 조회를 함께 신청하고, 빚이 보이면 3개월 안에 결정하고, 새는 돈부터 막아 두면 큰 손해는 피할 수 있습니다.
한 사람에게 모두 맡기기보다 누가 무엇을 언제까지 할지 적어서 나누는 편이 낫습니다. 그래야 일이 빠지지 않고, 형제 사이에 서운한 마음도 덜 쌓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