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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면 지나갈 거라는 생각이 가장 위험할 때가 있다. 반대로 별일 아닌데 응급실에 갔다가 몇 시간을 기다리고 진료비에 놀라 돌아오는 일도 흔하다. 밤이나 휴일에 몸이 이상하면 판단이 흐려지고, 가족에게 폐를 끼칠까 머뭇거리다 시간을 놓치기 쉽다.
망설임을 줄이려면 미리 기준을 세워 두어야 한다. 바로 119를 불러야 하는 신호, 응급실 대신 갈 수 있는 곳, 응급실에서 비용이 늘어나는 경우를 차례로 정리한다.
첫째, 이런 신호는 기다리지 않는다
가슴을 짓누르는 통증이 이어지거나 식은땀과 함께 숨이 차다면 심장 문제를 의심해야 한다.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말이 어눌해지고 얼굴 한쪽이 처지는 증상이 있을 수 있다. 평생 겪어 본 적 없는 갑작스러운 두통도 뇌혈관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의식이 흐려지거나 피가 멈추지 않을 때도 마찬가지다.
이때는 증상이 잦아드는지 지켜보지 말고 곧바로 119에 전화해야 한다. 이런 질환은 치료를 얼마나 빨리 시작하느냐가 결과를 좌우한다. 직접 운전하기보다 구급대를 기다리는 편이 안전하다. 증상이 시작된 시각을 기억해 두면 의료진이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둘째, 급하지 않은 밤에는 야간 진료 병원을 찾는다
열이 나거나 배탈이 났더라도 의식이 또렷하고 숨쉬기에 문제가 없다면 응급실만 답은 아니다. 저녁과 휴일에 문을 여는 동네 병원이 있다. 아이에게는 밤과 휴일에도 소아 진료를 하는 달빛어린이병원이 지정돼 있으니, 손주를 자주 돌본다면 가까운 곳을 알아 둘 만하다.
지금 문을 연 병원과 약국은 보건복지부와 중앙응급의료센터가 운영하는 응급의료포털이나 관련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판단이 서지 않으면 119에 전화해 상담을 받고 병원을 안내받는 방법도 있다. 미리 찾아 저장해 두면 정작 급할 때 헤매지 않는다.
셋째, 가벼운 증상으로 큰 응급실에 가면 비용이 커진다
응급실은 위급한 환자를 먼저 보는 곳이라 증상이 가벼우면 순서가 계속 밀린다. 경증이나 비응급으로 분류되면 응급의료관리료를 본인이 전부 낸다. 특히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 같은 큰 병원에서는 가벼운 환자의 본인부담 비율이 더 높아 같은 증상이라도 비용이 훨씬 늘어난다.
그렇다고 비용이 두려워 위험 신호를 참으라는 뜻은 아니다. 첫째에서 말한 증상이라면 비용보다 시간이 먼저다. 다만 견딜 만한 증상이라면 동네 병원이나 야간 진료 병원을 먼저 찾는 편이 몸과 지갑 모두에 이롭다.
응급 상황의 손해는 대개 잘못된 선택보다 늦은 선택에서 나온다. 기준이 없으면 위급할 때는 참고, 가벼울 때는 서두르게 된다.
오늘 할 일은 하나다. 가까운 야간 진료 병원을 찾아 두고, 위험 신호가 보이면 망설이지 않고 119를 누른다는 원칙을 가족과 나눠 두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