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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삿짐만 풀면 이사가 끝났다고 생각하는가. 그렇게 한 달을 흘려보냈다가 수리비와 밀린 관리비를 고스란히 떠안는 집이 적지 않다. 짐 정리에 지쳐 있다 보면 집 상태나 서류 확인은 뒤로 밀리고, 문제는 대개 그 사이에 생긴다.
아파트 관리소장을 오래 지낸 사람들은 입주 첫 한 달을 가장 중요한 시기로 꼽는다. 이때 챙기지 않으면 나중에는 말을 꺼내기도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아래는 이사 직후 꼭 짚어보라고 권하는 세 가지다.
3위. 관리규약 미리 받아두기
이사 온 지 며칠 안 돼 재활용품을 내놨다가 경비실에서 “여기는 목요일 저녁에만 내놓으셔야 해요”라는 말을 듣는 경우가 있다. 말투는 부드러워도 듣는 쪽은 첫인상을 망친 것 같아 민망하다. 이웃들은 새로 온 집이 아직 사정을 모른다고 여기며 한동안 눈여겨보게 된다.
주차 등록 대수, 방문 차량 규정, 분리수거 요일, 인테리어 공사 신고 방법은 단지마다 다르다. 특히 공사는 사전 신고나 이웃 동의를 받도록 정해둔 곳이 많아서, 모르고 시작했다가 중간에 멈추는 일도 생긴다. 입주 신고를 하러 관리사무소에 들를 때 관리규약이나 생활 안내문을 함께 받아두는 편이 무난하다.
2위. 관리비·장기수선충당금 정산 확인
첫 관리비 고지서를 받고 관리사무소에 물으면 “이 부분은 전 세대 사용분이 일부 들어간 거예요”라는 답이 돌아오기도 한다. 직원은 흔한 일이라는 듯 말한다. 하지만 새로 들어온 쪽은 이사 날 다 정리된 줄 알았기에 누구에게 받아야 하나 막막해진다.
이사 당일 검침과 정산이 제대로 됐는지, 전 주인의 미납분이 남아 있지 않은지는 관리사무소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공용 부분 관리비는 새 소유자에게 넘어오는 경우도 있어 그냥 넘기기 어렵다. 장기수선충당금은 보통 집주인이 부담하는 돈이다. 세입자로 들어갔다면 매달 낸 금액을 기록해 두었다가 나갈 때 돌려받으면 된다.
1위. 누수와 결로 흔적 사진으로 남기기
입주 두어 달 뒤 베란다 벽에 번진 얼룩을 보고 전 주인에게 연락하면 “저희 살 때는 그런 거 없었어요”라는 말을 듣기 쉽다. 상대는 이사 간 뒤에 생긴 일까지 책임질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새로 들어온 쪽은 처음부터 있던 것 같은데 증명할 방법이 없어 속만 끓인다.
창틀 모서리, 욕실 천장과 실리콘 이음새, 베란다 바닥과 벽은 입주 직후 날짜가 남도록 사진과 영상을 찍어두는 것이 좋다. 시간이 지날수록 언제 생긴 흔적인지 따지기 어려워진다. 이상한 점이 보이면 미루지 말고 전 주인이나 중개사무소에 바로 알리자. 아래층 천장에 번진 자국이 없는지도 함께 확인해 두면 좋다.
이사는 짐을 옮기는 날 끝나지 않고, 새집에 익숙해지는 첫 한 달까지 이어진다. 그 사이에 찍어둔 사진 몇 장과 받아둔 서류 한 장이 나중에 얼굴 붉힐 일을 막아준다. 특히 60대 이후에는 다툼 자체가 큰 부담이 된다. 짐 정리가 덜 끝났더라도 이 세 가지만큼은 먼저 챙겨두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