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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친구와 처음 함께 떠나는 여행은 설렌다. 그런데 돌아온 뒤 서먹해져 연락이 뜸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큰 사건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사소한 불편이 며칠 동안 쌓였을 뿐이다.
여행은 며칠 동안 일상을 함께 사는 일이다. 수십 년을 다르게 살아온 습관이 한 방 안에서 부딪힌다. 다툼은 현지에서 풀기보다 떠나기 전에 약속으로 막는 편이 쉽다. 미리 정해 둘 것들을 순서대로 정리한다.
4위. 잠버릇은 숨기지 말고 먼저 말한다
코골이나 잦은 화장실 출입, 밤늦게 켜 두는 불빛은 본인에게는 익숙하다. 하지만 옆 사람에게는 긴 밤이 된다. 부끄러워서 말하지 않으면 친구는 잠을 설치고도 내색하지 못한다.
출발 전에 자신의 습관을 털어놓고 방 배정을 함께 정한다. 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방을 나누거나 잠귀가 밝은 사람을 배려하는 것이 서로를 지키는 방법이다.
3위. 각자 쉬는 시간을 일정에 넣는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하루 종일 붙어 있으면 지친다. 체력도 관심사도 다르다. 누군가는 쉬고 싶고 누군가는 더 걷고 싶다.
반나절쯤은 각자 보내는 시간으로 비워 둔다. 혼자 산책을 하든 숙소에서 쉬든 묻지 않는다. 잠시 떨어져 있어야 다시 만났을 때 대화가 즐겁다.
2위. 기상과 식사, 쇼핑 시간을 미리 맞춘다
새벽부터 움직이고 싶은 사람과 느긋하게 일어나는 사람이 함께 다니면 아침마다 한쪽이 기다린다. 쇼핑에 오래 머무는 사람이 있으면 다른 사람은 가게 앞에서 시계만 본다.
일어나는 시간과 끼니 시간, 쇼핑에 쓸 시간을 대략 정해 둔다. 기준이 있으면 기다리는 사람은 서운함을 덜 느끼고, 늦는 사람은 미안함을 덜 진다.
1위. 공동 경비는 먼저 걷고 한 사람이 맡는다
여행 뒤 관계를 가장 쉽게 어긋나게 하는 것은 돈이다. 그때그때 돌아가며 내다 보면 누가 더 냈는지 기억이 엇갈린다. 따지기도 민망해서 결국 마음에만 남는다.
출발 전에 식비와 교통비 같은 공동 비용을 같은 금액으로 걷고 한 사람이 관리한다. 지출은 간단히 적어 두고 남은 돈은 돌아와서 똑같이 나눈다. 개인 쇼핑 비용은 각자 낸다. 셈이 깔끔해야 추억만 남는다.
좋은 여행 친구는 취향이 같은 사람이 아니다. 서로 다른 점을 미리 꺼내 놓을 줄 아는 사람이다.
떠나기 전 한 번 모여 돈, 시간, 쉼, 잠자리를 정해 두면 된다. 그 한 시간이 수십 년 우정을 지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