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게 둔다고 다 신선한 건 아니다..” 감자·토마토·빵을 냉장고에서 꺼내야 하는 이유

장을 보고 돌아오면 봉지째 냉장고에 밀어 넣는 손이 먼저 움직인다. 차갑게 두면 오래가고, 오래가면 아낀 것이라는 계산이 몸에 배어 있다. 그런데 며칠 뒤 꺼낸 감자는 구우면 유난히 달고, 토마토는 맛이 밍밍해져 있다.

냉장고는 무엇이든 맡겨도 되는 보관함이 아니다. 찬 곳을 싫어하는 식재료가 있고, 차갑게 두었다고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되는 음식도 있다. 무심코 지나쳐온 네 가지를 짚어본다.

첫째. 감자와 양파는 서늘하고 어두운 곳을 좋아한다
감자를 냉장고에 오래 두면 녹말 일부가 당으로 바뀌어 맛이 달라진다. 이런 감자를 높은 온도에서 튀기거나 구우면 겉이 쉽게 타고, 몸에 좋지 않은 성분이 더 생길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양파도 냉장고의 습기를 머금으면 금세 물러진다.

두 가지 모두 바람이 통하고 햇빛이 들지 않는 서늘한 곳에 두는 편이 낫다. 다만 서로 붙여두면 상하는 속도가 빨라질 수 있어 따로 두는 것이 좋다. 썰고 남은 양파만큼은 밀폐해 냉장 보관한다.

둘째. 토마토와 바나나는 실온에서 익을 시간을 준다
덜 익은 토마토를 바로 냉장고에 넣으면 익는 과정이 멈추고 향과 식감이 떨어진다. 바나나는 찬 곳에서 껍질이 금세 검게 변한다. 그 겉모습만 보고 상했다며 버리는 일도 생긴다.

사 온 뒤에는 실온에서 충분히 익히고, 다 익었는데 바로 먹기 어려울 때만 냉장고를 쓰면 된다. 익는 데 필요한 시간을 기다려주는 것도 보관의 일부다.

셋째. 빵은 냉장고보다 냉동실이 맞다
빵은 냉장 온도에서 오히려 더 빨리 굳고 퍽퍽해진다. 녹말이 수분을 잃으며 딱딱해지는 현상이 냉장고 안에서 빨라지기 때문이다.

하루 이틀 안에 먹을 양만 실온에 두고, 나머지는 한 번 먹을 만큼씩 나눠 냉동해 둔다. 먹기 전에 데우면 갓 사 온 것에 가까운 식감이 어느 정도 돌아온다.

넷째. 남은 반찬은 냉장고에 있어도 2~3일 안에 먹는다
냉장고에 넣었다는 사실만으로 안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낮은 온도는 세균이 늘어나는 속도를 늦출 뿐 멈추지는 못한다. 뚜껑을 덮어둔 반찬통이 일주일을 넘기는 일도 드물지 않다.

남은 음식은 식힌 뒤 바로 넣고 2~3일 안에 먹는 것을 기준으로 삼는다. 다시 먹을 때는 속까지 충분히 데우고, 냄새나 모양이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아까워도 버리는 편이 낫다.

냉장고를 가득 채우면 살림을 잘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러나 식재료마다 편안한 자리가 따로 있다는 것을 알면 버리는 음식도, 맛을 잃는 음식도 줄어든다.

장바구니를 풀기 전에 이것이 정말 찬 곳을 원하는지 한 번만 따져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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