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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 몇만 원 아끼려다 병원비를 통째로 떠안을 수 있습니다. 은퇴 후 보험은 순서를 잘못 잡고 정리하면 큰일 납니다. 월급이 끊기고 연금 통장만 바라보게 되면 매달 빠져나가는 보험료가 유난히 크게 보이고, 갱신 안내문이 올 때마다 이참에 몇 개 정리하자는 마음이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하지만 보험은 한 번 놓으면 같은 조건으로 다시 들기 어렵고, 나이가 들수록 그 문턱은 더 높아집니다. 아래는 은퇴 후 보험을 정리하면서 많이들 하는 실수 세 가지입니다.
3위. 자녀가 독립했는데도 큰 사망보장을 그대로 둔 것
자녀를 다 출가시킨 뒤에도 “애들 때문에 든 건데 이제 와서 손대기가 좀 그렇다”며 사망보험금이 큰 보험을 계속 붓는 분들이 있습니다. 옆에서 듣는 배우자는 속으로 ‘그 돈이면 우리 병원비로 모아 두는 게 낫겠다’ 싶으면서도 상대 마음을 건드릴까 봐 말을 아끼곤 합니다.
큰 사망보장은 대개 자녀가 어릴 때 가장의 빈자리를 대비해 든 경우가 많아서, 자녀가 제 앞가림을 하게 된 지금은 그 필요가 예전 같지 않습니다. 다만 바로 해지하면 그동안 낸 돈보다 돌려받는 금액이 적을 수 있습니다. 보장 금액을 줄이거나 납입을 멈추고 줄어든 보장으로 유지하는 방법이 있는지 먼저 묻는 편이 무난합니다.
2위. 갱신형 특약의 인상 시점을 확인하지 않은 것
자녀가 보험 서류를 같이 보자고 하면 “설계사가 다 알아서 해 놨다”며 손사래를 치는 분들이 많습니다. 자녀는 속으로 ‘보험료 크게 오르면 그때 가서 나한테 연락하시겠지’ 하고 걱정을 삼킵니다.
갱신형 특약은 처음 보험료가 낮은 대신 정해진 주기마다 나이 등을 반영해 다시 산정됩니다. 젊을 때 든 특약이 은퇴 무렵 갱신되면 보험료가 한꺼번에 뛰는 경우가 있습니다. 증권에서 특약별 갱신 주기와 다음 갱신 날짜를 적어 두고, 보장이 겹치는 특약은 갱신 전에 덜어낼지 판단하는 편이 낫습니다.
1위. 보험료가 오른다고 실손보험부터 해지한 것
“아픈 데도 없는데 이걸 왜 계속 내나” 하며 가장 먼저 실손보험을 해지하러 오는 분들이 많습니다. 창구의 설계사는 속으로 ‘이건 한 번 놓으면 다시 들기 어려운데’ 싶지만, 붙잡는 말이 영업처럼 들릴까 봐 망설이게 됩니다.
실손보험은 나이가 들수록 쓸 일이 많아지는 보험입니다. 그런데 나이가 많거나 치료 이력이 있으면 새로 가입할 때 심사가 까다롭고 거절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부담이 크다면 다른 특약부터 줄이거나, 가입한 보험사에서 보장 구조가 다른 실손 상품으로 바꿀 수 있는지 알아보는 편이 낫습니다. 이때 자기부담 비율과 보장 범위가 달라지니 꼼꼼히 비교해 봐야 합니다.
은퇴 후 보험 정리는 얼마나 줄이느냐보다 어떤 순서로 줄이느냐가 중요합니다. 사망보장의 무게를 덜고, 갱신 시점을 미리 챙기고, 실손보험은 마지막까지 지키는 쪽이 대체로 안전합니다. 해지 서류에 도장을 찍기 전에 서랍 속 증권을 한 장씩 펼쳐 놓고 남길 보장부터 골라 두면 같은 보험료로도 노후의 병원비 걱정을 덜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