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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맘 먹고 골라 준 옷을 며느리가 한 번이라도 입은 걸 본 적이 있는가. 없다면 그 옷은 선물이 아니라 숙제가 되어 옷장 안에 걸려 있다.
며느리 생일은 챙기자니 부담을 줄까 걱정되고, 넘기자니 무심해 보일까 마음이 쓰이는 날이다. 그래서 마음은 전하되 짐은 얹지 않는 방법을 세 가지로 정리해 본다.
첫째. 취향을 모르면 상품권과 꽃이 가장 편하다
옷이나 장신구에는 고른 사람의 눈이 담긴다. 치수가 맞지 않거나 평소 차림과 어울리지 않아도 며느리는 시부모가 준 것이라 쉽게 바꾸지 못한다. 다음에 뵐 때 하고 가야 하는지 고민까지 떠안는다.
상품권은 받는 사람이 필요한 것을 직접 고를 수 있어 오히려 배려에 가깝다. 작은 꽃 한 다발을 곁들이면 성의도 충분히 보인다. 금액은 아들 내외가 부모 생일에 건네는 정도를 넘지 않게 잡아야 받는 쪽도 편하다.
둘째. 당일에 꼭 얼굴을 보지 않아도 된다
생일 저녁에 시부모가 온다고 하면 그날 며느리는 집을 치우고 상을 차려야 한다. 축하받아야 할 사람이 손님을 맞는 셈이다.
선물은 택배나 모바일로 보내면 된다. 식사는 아들 내외가 편한 주말에 함께해도 늦지 않다. 날짜를 맞추는 것보다 그 사람의 하루를 비워 주는 것이 더 큰 축하다.
셋째. 아들을 거치지 말고 며느리에게 직접 문자를 보낸다
“네가 대신 전해라”는 말은 편하지만, 며느리에게는 시부모가 아들에게 건넨 인사로 들린다. 짧더라도 본인에게 직접 온 문자가 오래 남는다. “OO야, 생일 축하한다. 우리 식구가 되어 줘서 늘 고맙다. 오늘은 좋아하는 것 하면서 푹 쉬어라.” 이 정도면 충분하다.
끝에 한 줄을 더 붙이면 좋다. “답장은 천천히 해도 되고, 답례는 정말 안 해도 된다.” 이 말이 있어야 받는 사람이 선물을 선물로만 받을 수 있다.
며느리 생일은 시부모의 안목을 보여 주는 자리가 아니다. 고르는 일은 받는 사람에게 맡기고, 찾아가는 대신 쉬게 하고, 말은 직접 건네면 된다.
올해는 상품권과 꽃 한 다발, 그리고 답례는 바라지 않는다는 문자 한 통이면 충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