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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통을 세면대 위 수납장에 넣어 두지는 않았는가. 손 닿기 편해서 둔 그 자리가 물건을 가장 빨리 망가뜨리는 곳일 수 있다.
욕실은 샤워 한 번이면 습기가 가득 차고, 문을 닫아 두면 좀처럼 마르지 않는다. 더운 김과 찬 공기도 하루에 몇 번씩 오간다. 이런 환경을 견디지 못하는 물건을 순서대로 짚어 본다.
4위. 여분 휴지와 생리대 같은 종이·위생용품
휴지와 생리대는 물기를 빨아들이도록 만든 물건이다. 포장을 뜯어 선반에 쌓아 두면 공기 중 습기를 그대로 머금고, 눅눅해진 틈에 곰팡이나 세균이 자리 잡기 쉽다.
생리대나 요실금 패드처럼 피부에 오래 닿는 제품일수록 더 신경 써야 한다. 당장 쓸 만큼만 욕실에 두고, 나머지는 거실 수납장처럼 마른 곳에 두는 편이 낫다.
3위. 면도날·손톱깎이와 헤어드라이어
금속 도구는 습기 속에서 녹이 슨다. 녹슨 손톱깎이나 무뎌진 면도날에 작은 상처가 나면 그 틈으로 세균이 들어갈 수 있다. 여분 면도날은 포장째 마른 서랍에 두는 것이 좋다.
헤어드라이어 같은 전기제품은 습기가 내부 부품과 전선에 스며들면 고장이나 누전 위험이 커진다. 젖은 손으로 플러그를 꽂는 일도 피해야 한다. 머리는 욕실 밖에서 말리고 제품도 밖에 두는 습관이 안전하다.
2위. 개봉한 화장품과 향수
뚜껑을 연 화장품은 이미 공기와 손이 닿은 상태다. 따뜻하고 축축한 욕실은 그 안에 들어간 미생물이 불어나기 좋은 곳이어서 색이 변하거나 냄새가 달라지기도 한다.
향수는 열과 빛에 약하다. 뜨거운 물을 쓸 때마다 온도가 오르내리면 향이 쉽게 변한다. 로션과 향수는 서늘하고 그늘진 화장대에 두어야 오래 쓸 수 있다.
1위. 상비약과 영양제
가장 먼저 꺼내야 할 것은 약이다. 대부분의 약은 습기를 피해 실온에 보관하도록 되어 있다. 알약과 캡슐이 물기를 머금으면 서로 들러붙거나 부스러지고, 겉모습이 멀쩡해도 제 효과를 내지 못할 수 있다.
나이가 들면 매일 챙기는 약과 영양제의 가짓수가 늘어난다. 그만큼 보관 상태가 몸에 미치는 영향도 커진다. 약은 설명서와 함께 보관하고, 색이나 냄새가 달라졌다면 먹지 말고 약국에 물어보는 편이 낫다.
욕실은 물건을 쓰는 곳이지 쌓아 두는 곳이 아니다. 손 닿기 편한 자리가 늘 좋은 자리는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자주 잊는다.
오늘 욕실 수납장을 열어 약부터 마른 곳으로 옮겨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