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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에서 마음에 쏙 들었던 옷이 집에 와서도 그대로 좋았습니까? 쇼핑백을 열자마자 “이걸 왜 샀지” 하는 한숨이 나온다면 고르는 습관부터 의심해 봐야 합니다. 가격표도 떼지 못한 채 옷장에 걸어 두었다가 한 번도 입지 않고 정리하는 옷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나이가 들면 옷 보는 눈은 깐깐해지는데 후회하는 일은 오히려 잦아집니다. 30년 넘게 옷을 팔아 온 가게 주인들은 손님이 다시 들고 오는 옷에는 대개 비슷한 사연이 있다고 말합니다. 새 옷을 사 들고 와서 가장 많이 후회하는 습관 세 가지를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3위. 매장 조명 아래에서만 색을 보는 것
거울 앞에 서면 직원이 “어머님, 이 색 입으시니까 얼굴이 확 환해지세요” 하고 거듭니다. 듣는 쪽에서는 빈말로 들리지 않습니다. 내 눈에도 그렇게 보이니 의심할 이유가 없고, 밝은 조명에 비친 모습이 곧 내 모습이라 믿고 계산대로 향하게 됩니다.
매장 조명은 옷이 돋보이도록 밝고 따뜻하게 맞춰 둔 경우가 많습니다. 집 형광등이나 바깥 햇빛 아래에서는 같은 옷이 칙칙해 보이거나 지나치게 튀어 보이기도 합니다. 색이 중요한 옷이라면 창가나 매장 입구 쪽으로 들고 가서 자연광에 한 번 비춰 보시기 바랍니다. 교환이나 환불 기준을 미리 물어 두면 집에 가서 다시 확인할 여유도 생깁니다.
2위. 할인율에 끌려 애매한 사이즈를 사는 것
“이 가격은 오늘까지예요, 이제 이 사이즈밖에 안 남았어요”라는 말을 들으면 마음이 급해집니다. 허리가 조금 끼어도 놓치면 손해라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그러고는 살만 조금 빼면 딱 맞겠다고 속으로 스스로를 설득합니다. 싸게 샀다는 기쁨이 불편함을 덮어 버리는 순간입니다.
60대 이후에는 체중이 생각만큼 쉽게 줄지 않습니다. 줄더라도 몸의 선이 예전과 다르게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맞지 않는 옷은 입지 못한 채 자리만 차지하고, 반값에 샀더라도 입지 않으면 전부 버린 돈이 됩니다. 할인과 상관없이 지금 몸에 편하게 맞는지만 따져 보십시오. 앉았다 일어나 보고 팔도 들어 본 뒤에 결정하는 편이 무난합니다.
1위. 옷장 속 옷과 맞춰 보지 않고 사는 것
같이 간 친구가 “그거 하나만 걸쳐도 멋있다” 하고 맞장구를 칩니다. 그 말을 들으면 이 옷 한 벌로 외출 걱정이 해결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런데 집에 와서 옷장을 열어 보면 함께 입을 바지도, 어울리는 신발도 마땅치 않습니다.
단품으로는 아무리 예뻐도 다른 옷과 어울리지 않으면 꺼내 입을 날이 거의 없습니다. 맞춰 입으려고 또 다른 옷을 사게 되니 돈도 두 번 나갑니다. 쇼핑을 나서기 전에 자주 입는 하의와 겉옷 색을 떠올려 보거나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어 가시면 고르기가 한결 수월해집니다. 새 옷을 손에 들었을 때 옷장 속 옷 두세 벌과 함께 입을 수 있는지 따져 보시기 바랍니다.
옷을 잘 사는 일은 예쁜 옷을 찾는 일이 아니라 집에 가서 입을 옷을 고르는 일에 가깝습니다. 자연광에서 색을 확인하고, 지금 몸에 맞는 사이즈를 고르고, 옷장 속 옷과 맞춰 보는 것만 지켜도 후회는 크게 줄어듭니다. 쇼핑백이 조금 가벼워져도 옷장은 오히려 쓸모 있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