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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냄비를 올려 두고 잊으신 일을 한 번의 실수로 넘기셨습니까? 치매 가족이 사는 집에서는 그 한 번이 화재나 낙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말로 몇 번을 당부하셔도 기억이 따라 주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을 바꾸려 하시기보다 집을 먼저 바꾸시는 편이 쉽습니다. 큰 공사 없이도 사고가 적은 집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나씩 짚어 보겠습니다.
첫째, 가스레인지에 자동 잠금 타이머가 달려 있습니다
가스 밸브에 다는 타이머는 정해 둔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가스를 잠가 줍니다. 불을 켜 두고 자리를 뜨셔도 큰불로 번지기 전에 막아 주는 장치입니다.
설치 자체는 간단한 편이지만 가스 배관을 다루는 일이므로 가스 공급업체나 전문 기사에게 맡기시기 바랍니다. 지역에 따라 어르신 가정에 설치를 지원하는 곳도 있으니 주민센터에 먼저 물어보시면 좋습니다.
둘째, 밤중 화장실 가는 길에 센서등이 켜집니다
잠이 덜 깬 채 어두운 복도를 걸으시면 방향을 잃거나 넘어지시기 쉽습니다. 움직임을 감지해 저절로 켜지는 센서등은 스위치를 찾을 필요가 없어 특히 유용합니다.
침대 옆과 복도, 화장실 입구처럼 지나시는 길을 따라 이어서 두시면 됩니다. 발밑을 비추도록 낮게 다시면 눈이 부시지 않아 잠도 덜 깨십니다.
셋째, 수납장마다 그림이나 글자 이름표가 붙어 있습니다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잊으시면 서랍을 여닫으며 헤매다 불안해하시기 쉽습니다. 문짝에 ‘양말’, ‘수건’처럼 큰 글씨를 붙이고 물건 사진을 곁들이면 스스로 찾으시는 데 보탬이 됩니다.
자주 쓰시는 물건부터 붙이시고, 물건 자리는 되도록 바꾸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스스로 해내시는 일이 늘면 자신감도 함께 지켜 드릴 수 있습니다.
넷째, 문턱과 바닥에 걸릴 것이 없습니다
현관 문턱은 발이 덜 올라가는 어르신께서 걸려 넘어지기 쉬운 곳입니다. 높이가 있다면 경사로를 대시거나 눈에 잘 띄는 색 테이프를 붙여 두시기 바랍니다.
밀리는 매트는 치우시거나 바닥에 단단히 고정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짙은 색 매트를 구멍처럼 느끼고 피하려다 휘청이시는 경우도 있으니, 바닥과 색이 비슷한 매트를 고르시면 좋습니다.
네 가지 모두 하루 이틀이면 손볼 수 있는 일입니다. 오늘은 가스레인지와 밤길, 이 두 곳부터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