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WN 뉴스 · 2026.10.25 20:17

1만 포인트 장담이 나온 날 5500선이 깨졌다, 정치권 낙관론에서 투자자가 걸러야 할 것과 챙길 것

여의도 증시 전광판에는 5485.98이라는 장중 저점이 찍혔고, 같은 날 국회에서는 내년 지수가 1만 포인트를 넘을 수 있다는 말이 나왔다. 22일 코스피는 201.89포인트(3.52%) 하락한 5533.77에 마감했고, 이달 초 7000선을 넘던 지수는 3주 만에 20% 넘게 빠졌다. 이런 날 여당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내년 전망치를 보면 1만 포인트 이상도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 발언을 하나의 시장 시그널로 읽을지, 정치적 메시지로만 읽을지부터 정리할 필요가 있다.

우선 발언의 논리 구조를 보자. 대변인은 유럽과 남미의 경제 상황을 언급하며 물가와 사회 여건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평가했고, 한국이 40년 만에 높은 성장률을 다시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상대 비교에서 출발한 안정론이라는 점에서 일리가 없지는 않다. 다만 지수 목표치를 뒷받침하려면 기업 이익, 금리, 수급, 밸류에이션 같은 시장 변수가 설명돼야 하는데, 그 부분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거시 안정이 곧 주가 상승은 아니라는 점에서 근거의 간극이 있다.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발언 안에 한계 인정이 들어 있다는 점이다. 대변인은 높은 성장의 성과가 서민 민생경제로 아직 환류되지 않고 있다고 시인했다. 투자자에게 이 문장은 중요하다. 성장의 과실이 일부 대형 수출 기업과 특정 업종에 몰려 있다면 지수는 그 업종의 이익 사이클에 크게 좌우된다. 실제로 이번 하락장도 반도체 대형주 중심의 수급 공백이 지수를 흔드는 구조였다. 내수와 가계 소득으로 성장이 번지지 않으면 지수 상승의 저변은 얇을 수밖에 없고, 그만큼 변동성은 커진다. 낙관론의 약한 고리가 발언 속에 이미 드러나 있는 셈이다.

정치적 맥락도 함께 봐야 한다. 이 발언은 여론조사에서 당 대표에 대한 부정 평가가 높게 나온 배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대변인은 부동산 문제와 농지 전수조사 같은 현안, 그리고 최근 불거진 소방 예산 관련 실언 논란이 여론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소방 재정을 두고 나온 거친 표현들이 비판을 불렀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국정감사 이후 민생 입법과 예산에 집중하면 여론이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말하자면 증시 낙관론은 지지율 방어 논리의 일부로 쓰였다. 정치권의 전망은 정책 신뢰를 높이려는 목적이 섞여 있어, 시장 참여자의 전망과는 동기가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그렇다면 투자자는 무엇을 챙길 수 있을까. 첫째, 정책 변수다. 미래대응기금 등을 통해 성장의 성과를 민생에 반영하겠다는 방향은 내년 내수 회복과 소비 관련 업종에 우호적일 수 있다. 다만 재원 규모와 집행 시점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기대에 머무는 단계다. 둘째, 정치 일정이다. 국정감사가 끝난 뒤 입법과 예산 논의가 본격화되면 정책 모멘텀이 시장에 반영될 여지가 있다. 반대로 정치 이슈가 갈등으로 번지면 불확실성 요인이 된다.

걸러야 할 부분도 분명하다. 목표 지수를 제시한 주체가 책임을 지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 근거 수치가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발언 시점이 급락 직후라 심리 진정용 성격이 짙다는 점이다. 증시가 흔들릴 때 나오는 낙관론은 매수 신호가 아니라 분위기 관리의 신호로 받아들이는 편이 안전하다. 개인 투자자가 이런 발언을 근거로 신용이나 대출을 동원해 추가 매수에 나선다면 위험이 커진다.

결론적으로 1만 포인트라는 숫자 자체보다 그 숫자가 놓인 맥락이 투자 판단에는 더 유용하다. 성장률은 높지만 체감은 약하고, 정책 기대는 있으나 구체성은 부족하며, 지수는 소수 업종의 수급에 취약하다. 이 세 가지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 곧 기업 이익 추정치 변화, 외국인 수급 방향, 정책 예산의 실제 집행 여부가 쌓일 때 비로소 낙관론은 근거를 얻는다. 그전까지는 정치권의 장밋빛 전망을 참고 자료 정도로 두고, 분할 접근과 현금 비중 관리로 변동성에 대응하는 쪽이 합리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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