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WN 뉴스 · 2026.10.28 04:27

“돈은 똑같이 냈으니 공평하다고?..” 요양병원 원무과장이 꼽은 형제끼리 간병비 나눌 때 절대 하지 말아야 할 3가지

병원비만 똑같이 나눠 내면 형제 사이에 아무 탈이 없을까요? 간병이 길어지면 돈보다 서운함이 먼저 터지고, 그 서운함 때문에 형제 사이가 멀어지는 집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퇴원 수속을 마치고 형제 대화방에 영수증 사진을 올렸는데 한참 동안 아무도 답이 없던 날을 한 번쯤 겪어 보셨을 겁니다. 간병비와 병원비를 나누다가 형제끼리 가장 자주 틀어지는 지점 세 가지를 짚어 봤습니다.

3위. 돈을 맡은 사람만 지출 내역을 아는 것

형제들이 매달 보낸 돈을 한 사람이 통장 하나에 모아 관리하는 집이 많습니다. 동생이 조심스럽게 얼마가 나갔는지 물으면 “알아서 잘 쓰고 있으니 걱정 마”라는 답이 돌아오곤 합니다. 말한 쪽은 믿고 맡기라는 뜻이었겠지만, 들은 쪽은 ‘내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 물어볼 자격도 없나’ 싶어 마음이 상합니다.

문제가 되는 건 의심 그 자체보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입니다. 간병비와 약값에 기저귀 같은 소모품까지 들어가는 돈이 많다 보니, 내역을 모르면 누구라도 넘겨짚게 됩니다. 영수증을 모아 한 달에 한 번 대화방에 올리거나 공용 통장을 만들어 누구나 내역을 볼 수 있게 해 두는 편이 무난합니다. 그래야 관리하는 사람도 나중에 괜한 오해를 받지 않습니다.

2위. 처음 정한 비율을 간병이 길어져도 그대로 두는 것

부모님이 처음 입원하셨을 때는 “일단 셋이 똑같이 내자”는 말에 다들 쉽게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러다 반년이 넘어가면 각자 사정이 달라집니다. 누군가 처음에 그렇게 정하지 않았느냐고 하면, 형편이 빠듯해진 형제는 ‘이제 와서 못 내겠다고 하면 나만 나쁜 자식이 되겠지’ 하며 입을 닫아 버립니다.

간병은 언제 끝날지 미리 알기 어렵습니다. 간병인을 쓰면 하루 비용이 보통 10만 원을 넘는 경우가 많아 부담도 금방 불어납니다. 처음 정한 비율은 몇 달 정도를 생각하고 정한 것이라 시간이 지나면 맞지 않는 게 당연합니다. 석 달이나 반년처럼 다시 의논할 시점을 미리 정해 두고, 그때마다 비율을 고쳐 나가는 편이 오래 버티기 좋습니다.

1위. 가까이 사는 자식의 시간과 수고를 몫으로 치지 않는 것

부모님 곁에 사는 자식은 병원 동행과 간병인 교대에 한밤중 응급실까지 도맡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정산하는 자리에서 멀리 사는 형제가 “돈은 똑같이 냈으니 공평하잖아”라고 말하면, 매주 병원을 오가던 쪽은 ‘내가 쓴 휴가와 저녁 시간은 없던 일이 되는구나’ 싶어 속이 무너집니다.

돈은 숫자로 남지만 수고는 눈에 보이지 않아서 셈에서 쉽게 빠집니다. 그 시간 동안 일을 쉬고 제 식구를 덜 챙긴 것도 분명히 치른 비용입니다. 직접 돌보는 형제는 돈을 덜 내게 하거나, 멀리 사는 형제가 교통비나 식비를 따로 보태는 식으로 수고를 몫으로 인정하는 집이 많습니다. 금액을 따지기 전에 “네가 제일 고생했다”는 말 한마디를 먼저 건네는 것만으로도 분위기가 꽤 달라집니다.

간병비 때문에 형제가 틀어지는 건 대개 액수 탓이 아닙니다. 누가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 서로 보이지 않을 때 서운함이 자랍니다.

돈과 수고를 같이 셈하고 쓴 내역을 숨기지 않으면 됩니다. 사정이 달라졌을 때 눈치 보지 않고 말을 꺼낼 수 있어야 긴 간병도 형제가 함께 견딜 수 있습니다. 부모님이 회복하신 뒤에도 형제 사이는 계속 이어져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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