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돈 앞에서 무심코 꺼낸 자식 이야기, 그 말이 어디까지 가는지 생각해 본 적 있는가. 한마디가 삐끗하면 그 말은 자녀 부부의 안방까지 그대로 들어간다. 상견례 때 조심스럽던 사이도 명절이 몇 번 지나면 편해지고, 편해진 만큼 말이 길어진다.
부부상담을 오래 해 온 이들은 사돈 사이가 어색해지는 일이 큰 다툼보다 사소한 말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악의 없이 한 말도 상대 집안에는 다르게 닿는다. 사돈 관계를 조용히 멀어지게 하는 행동 세 가지를 정리했다.
3위. 명절 선물로 은근히 견주는 것
추석 선물 상자를 풀며 “작년에 저희가 보낸 건 한우였는데요” 하고 웃는 경우가 있다. 말한 쪽은 농담이지만 듣는 쪽은 속으로 값을 매겨 본다. 우리 형편을 얕보는 건 아닌지, 다음엔 무엇을 보내야 체면이 설지 계산이 시작된다.
선물은 마음의 표시일 뿐 겨루기가 아니다. 한쪽이 수준을 올리면 다른 쪽은 따라가느라 버겁고, 그 부담은 결국 자녀에게 넘어간다. 받은 선물에는 고맙다는 말만 하고, 주고받는 수준은 양쪽 모두 무리 없는 선에서 맞추는 편이 무난하다.
2위. 손주 돌봄으로 공을 다투는 것
알아 달라는 마음에 “우리는 일주일에 나흘을 봐주는데 사돈은 주말에 잠깐 오시죠”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상대는 이 말을 타박으로 듣는다. 거리가 멀어서, 몸이 아파서, 아직 일을 해서 못 가는 사정이 있는데 정성 없는 사람이 되었다고 느낀다.
손주 돌봄은 할 수 있는 사람이 할 수 있는 만큼 하는 일이다. 시간으로 정성을 재기 시작하면 아이 앞에서 두 집이 편을 가르게 된다. 많이 맡은 쪽은 힘든 점을 자녀에게 털어놓고, 덜 맡은 쪽은 고맙다는 인사를 먼저 건네면 된다.
1위. 자녀 부부의 일을 사돈에게 전하는 것
며느리나 사위에게 서운한 일이 생겨 사돈에게 전화로 “애가 요즘 집안일을 통 안 한다더라고요” 하고 털어놓는 경우가 있다. 말한 쪽은 서로 알고 있자는 뜻이지만, 듣는 쪽은 자식을 잘못 키웠다는 꾸중으로 받아들인다. 내 자식이 저 집에서 흉잡힌다는 생각에 그날 밤 잠을 설친다.
부부 사이 일은 부부가 풀어야 한다. 사돈을 거치면 작은 서운함이 두 집안의 문제로 커지고, 말이 전해지는 사이 내용도 부풀려진다. 서운한 일은 내 자식에게만 조용히 말하고, 사돈 앞에서는 자녀 부부의 좋은 점을 꺼내는 편이 낫다.
사돈은 자주 보지 않는 사이라 한 번 한 말이 오래 남는다. 다음 명절에 사돈을 만나면 선물 상자보다 얼굴을 먼저 살피고, 자식 이야기는 좋은 것만 골라 꺼내 보자. 두 집안이 편해지면 그 편안함은 고스란히 자녀 부부의 집으로 흘러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