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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박꼬박 챙겨 먹는 약이 오히려 몸을 해치고 있다면 어떨까? 아침 커피 한 모금에 혈압약을 털어 넣는 습관부터 의심해 볼 일이다. 나이가 들수록 약의 가짓수는 늘고, 먹는 방식은 각자의 버릇대로 굳어진다.
약은 무엇을 먹느냐만큼 어떻게 먹고 어디에 두느냐가 중요하다. 약을 먹고도 탈이 나는 사람들에게서 자주 보이는 습관 네 가지를 짚어 본다.
첫째, 물 대신 손에 든 음료로 약을 삼킨다
일부 항생제는 우유 속 칼슘과 만나 흡수가 줄어들 수 있다. 자몽주스는 일부 혈압약이나 고지혈증약의 혈중 농도를 높일 수 있다. 커피의 카페인은 감기약에 든 카페인과 겹쳐 가슴을 두근거리게 할 수 있다.
가장 무난한 것은 물 한 컵이다. 물을 넉넉히 마셔야 약이 식도에 걸리지 않고 내려간다. 함께 먹으면 안 되는 음식이 있는 약인지는 약을 받을 때 한마디 물어 두면 된다.
둘째, 좀 낫다 싶으면 약을 끊는다
항생제는 증상이 가라앉은 뒤에도 정해진 기간을 채워야 한다. 중간에 멈추면 병이 다시 도지거나 약이 잘 듣지 않게 될 수 있다.
혈압약과 당뇨약은 더 조심해야 한다. 수치가 좋아졌다는 것은 대개 약이 제 일을 하고 있다는 뜻이지 병이 나았다는 뜻이 아니다. 약을 줄이거나 끊는 판단은 의사와 함께 내려야 한다.
셋째, 욕실이나 주방에 약을 둔다
잊지 않으려고 세면대 위 수납장이나 가스레인지 옆에 약을 올려 두는 집이 많다. 하지만 습기와 열이 잦은 곳에서는 약이 변질되기 쉽다.
약은 대개 햇빛을 피한 서늘하고 건조한 곳에 원래 포장째 두는 것이 원칙이다. 눅눅해졌거나 색이 변한 약은 먹지 않는 편이 낫다.
넷째, 다른 병원 약을 말하지 않는다
내과와 정형외과, 안과를 오가다 보면 약봉투가 쌓인다. 따로 받은 약 사이에 같은 성분이 겹치거나 함께 먹으면 안 되는 약이 섞일 수 있다.
진료실과 약국에서는 지금 먹는 약을 빠짐없이 알려야 한다. 약봉투를 사진으로 찍어 두면 설명하기가 쉽다. 영양제와 직접 사 먹는 약도 함께 말해야 한다.
약을 성실하게 챙기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여기기 쉽다. 그러나 같은 약도 무엇으로 넘기고 어디에 두며 누구에게 알리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물로 먹고, 임의로 끊지 않고, 마른 곳에 두고, 먹는 약은 모두 알린다. 오늘 저녁 약봉투를 열 때 이 네 가지만 떠올려도 충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