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례가 끝났다고 해서 일이 끝난 것은 아니다. 슬픔을 추스르는 사이 몇 달이 흘러가면 갚지 않아도 될 고인의 빚까지 떠안을 수 있다. 남은 가족은 경황이 없어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르고, 그래서 서류를 자꾸 뒤로 미루게 된다.
행정 절차는 순서와 기한만 알면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다. 장례 직후부터 석 달 안에 챙겨야 할 일을 중요한 순서대로 정리했다.
3위. 사망진단서를 넉넉히 받고 한 달 안에 신고하는 일
사망진단서는 사망신고에만 쓰이는 서류가 아니다. 보험금 청구, 은행 업무, 통신사 해지 등 여러 곳에서 요구한다. 원본을 가져가는 곳도 있으니 병원에서 처음 발급받을 때 여러 부를 받아 두면 같은 걸음을 반복하지 않아도 된다.
사망신고는 사망 사실을 안 날부터 1개월 안에 해야 하며, 늦으면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시·구청이나 읍·면·동 주민센터에서 신고할 수 있다. 장례를 마치면 가장 먼저 처리해 두는 것이 좋다.
2위. 재산을 한 번에 조회하고 명의를 정리하는 일
사망신고를 할 때 ‘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를 함께 신청하면 고인의 예금과 대출, 토지, 연금 가입 여부 등을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다. 가족이 몰랐던 빚이 이때 드러나기도 한다. 정부24에서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도 있다.
조회 결과를 확인한 뒤에는 휴대전화와 전기·가스 같은 공과금, 정기 결제되는 구독 서비스를 정리한다. 카드 명세서와 통장 거래 내역을 살펴보면 자동이체로 빠져나가는 항목을 찾기 쉽다. 다만 휴대전화로 인증 문자를 받아야 할 일이 남아 있을 수 있다. 다른 정리를 모두 마친 뒤 해지하는 편이 낫다.
1위. 석 달 안에 상속 포기나 한정승인을 결정하는 일
상속받는 것은 재산만이 아니다. 빚도 함께 넘어온다. 빚이 더 많다면 상속 포기를 고려할 수 있다. 재산과 빚의 규모를 가늠하기 어렵다면 물려받은 재산의 한도 안에서만 빚을 갚는 한정승인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두 가지 모두 상속이 시작된 것을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가정법원에 신청해야 한다.
이 기한을 넘기면 빚까지 그대로 물려받은 것으로 정리될 수 있다. 결정하기 전에 고인의 예금을 꺼내 쓰거나 재산을 처분하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그 경우 상속을 받아들인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판단이 어렵다면 법률 전문가와 먼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하다.
슬픔에는 기한이 없지만 서류에는 기한이 있다. 사망신고는 한 달, 상속 결정은 석 달이라는 두 숫자만큼은 달력에 적어 두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