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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를 떠나보낸 사람들은 뜻밖의 순간에 무너진다. 장례를 치를 때보다 몇 달이 지나 휴대폰을 넘기다가 “밥은 먹었냐”던 목소리가 문득 듣고 싶어질 때다. 사진은 남아 있는데 목소리는 어디에도 없다.
그래서 부모가 곁에 있을 때 무언가를 남겨둔 자식들은 그리움을 조금 덜 아프게 견딘다. 기록이라고 해서 거창할 것은 없다. 오늘 바로 해볼 수 있는 일들이다.
4위. 사진 뒷면에 날짜와 이름을 적어둔다
앨범 속 낯선 얼굴을 두고 “이분이 누구였더라” 물어볼 사람이 사라지면 사진은 그저 종이가 된다. 언제 어디서 찍었는지 아는 사람은 대개 부모뿐이다.
다음에 찾아갈 때 앨범을 함께 펼쳐 연도와 이름을 연필로 적어두면 된다. 사진 한 장마다 이야기가 따라 나오는 것은 덤이다.
3위. 집밥 만드는 손을 영상으로 남긴다
어머니의 찌개를 아무리 따라 해도 그 맛이 나지 않는다는 말이 많다. 부모의 레시피에는 ‘적당히’와 ‘이만큼’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양념을 넣는 손과 간을 보는 얼굴을 휴대폰으로 찍어두면 된다. 세월이 지나 다시 보면 음식보다 그 손이 더 오래 마음에 남는다.
2위. 젊은 시절 이야기를 질문으로 꺼낸다
“옛날 얘기 좀 해 주세요”라고 하면 대개 “할 얘기 없다”는 답이 돌아온다. 막연한 부탁은 오히려 말문을 닫게 만든다.
대신 “첫 월급 받아서 뭐 하셨어요”, “처녀 때 어떤 노래 좋아하셨어요”처럼 구체적으로 묻는다. 한 번 열린 이야기는 생각보다 길게 이어진다. 그 대화를 녹음해 두면 더 좋다.
1위. 안부 전화를 녹음해 둔다
떠난 뒤 가장 그리운 것은 특별한 당부가 아니다. “춥게 입지 마라”, “언제 오냐” 같은 평범한 목소리다. 매일 하던 통화라서 오히려 아무도 남겨둘 생각을 하지 못한다.
휴대폰의 통화 녹음 기능이나 녹음 앱을 쓰면 된다. 녹음한다는 사실은 부모에게 미리 말씀드리는 편이 좋다. 쌓인 파일은 따로 옮겨 날짜를 붙여두면 잃어버리지 않는다.
기록은 이별을 준비하는 일이 아니다.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을 한 번 더 들여다보는 일이다.
오늘 저녁 부모에게 거는 전화 한 통을 녹음해 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