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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를 마치고 열린 10월 6일 오전, 국내 증시는 낙관에 가까운 분위기로 출발했다. 전날 밤 뉴욕에서 나스닥지수가 1.05% 올라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S&P500지수는 0.66%, 다우지수는 0.18% 상승했다. 인공지능(AI) 기술주가 동반 강세를 보였고, 그 기류가 서울 개장 직후 지수에 그대로 반영됐다.
개장 1분 뒤인 오전 9시 1분 코스피는 직전 거래일보다 30.51포인트(0.44%) 높은 7034.25를 기록했다. 직전 거래일인 10월 2일 종가 7003.74는 지수가 처음으로 ‘7천피’ 고지를 밟은 수치였다. 연휴 뒤 첫 거래일에 그 위에서 한 단계 더 올라선 셈이다.
수급도 긍정적으로 보였다. 이 시각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312억원, 기관은 556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932억원어치를 팔았다. 외국인과 기관이 함께 매수에 나섰다는 점에서 시장은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키웠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삼성전자, SK스퀘어, 삼성전기, LG에너지솔루션, 현대차, KB금융, 삼성생명이 오름세였다. 코스닥지수도 10.25포인트(1.15%) 오른 903.54로 900선 위에서 움직였다.
하지만 이날 아침 시세판에는 이미 경고등이 섞여 있었다. 코스피 시총 2위인 SK하이닉스는 나스닥 강세에도 약세로 출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하락했다. 코스닥에서는 외국인이 610억원을 순매도하며 개인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외국인의 매수가 시장 전체로 넓어진 것이 아니라 일부 대형주에 국한된 소극적 매수였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결국 장 초반 흐름은 하루를 넘기지 못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6941.39로 마감했다. 장 초반 고점 부근에서 약 93포인트 밀려났고, 직전 거래일 종가 대비로는 약 0.89% 하락이다. 하루 만에 7000선을 다시 내준 것이다.
전환점이 된 이유는 수급 구조에 있었다. 10월 6일은 삼성전자가 8월 24일부터 이어온 자사주 매입을 마무리한 날이다. 삼성전자는 이 기간 15조원을 들여 자사주 5685만6305주를 사들였다. 6월 하순 이후 외국인이 쏟아낸 매물을 받아내던 가장 큰 매수 주체가 바로 이 자사주 매입이었다. 6월 23일부터 10월 22일까지 82거래일 동안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액은 84조6624억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개인 순매수는 23조1931억원, 기관 순매수는 7조1262억원에 그쳤다. 그 공백을 메운 기타법인 순매수 54조2213억원의 대부분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었다.
이 받침대 가운데 하나가 사라지자 지수는 작은 악재에도 크게 흔들리는 구조가 됐다. 개인의 매수 여력도 이미 줄어든 상태였다.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6월 중순 130조원에서 10월 중순 100조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날 아침 개인이 매도 우위를 보인 것도 고점 부근에서 차익을 실현하려는 심리가 강했음을 보여준다.
이후 흐름은 숫자가 보여준다. 코스피는 6일부터 7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12일에는 6384.24, 13일에는 6035.35까지 밀렸다. 15일에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끝에 5554.22로 마감했다. 6일 종가 기준으로 보면 6거래일 만에 19.98% 하락이고, 연쇄 하락 전체의 누적 낙폭은 20.7%에 달했다.
정리하면, 10월 6일 아침의 상승은 미국 기술주라는 외부 호재가 만든 반짝 효과였다. 지수를 실제로 떠받쳐온 내부 수급은 바로 그날 약해지기 시작했다. 증권가에서는 앞으로의 반등 강도 역시 해외 호재보다 외국인 자금이 돌아오는지, 자사주 매입을 대신할 매수 주체가 나타나는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