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녁 뉴스를 보는데 가족이 말없이 리모컨을 가져가 소리를 줄인다. 본인은 적당하다고 느꼈을 뿐이다. 청력은 하루아침에 떨어지지 않고 아주 천천히 낮아진다. 그래서 정작 당사자는 그 변화를 알아차리기 어렵다.
귀의 변화는 곁에 있는 사람이 먼저 눈치채는 경우가 많다. 가족이 먼저 알아보는 신호 두 가지와 남은 청력을 아끼는 생활 습관 두 가지를 차례로 살펴본다.
첫째. 대화 중 되묻는 일이 잦아진다
“뭐라고?”라는 말이 입에 붙기 시작한다. 조용한 방에서는 괜찮다가도 식당이나 모임처럼 여러 사람이 동시에 말하는 자리에서는 말소리가 뭉개져 들린다. 상대가 웅얼거린다고 탓하는 일도 늘어난다.
되묻는 게 민망해 알아들은 척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도 있다. 그러다 보면 대화에서 한발 물러나게 되고 모임 자체가 피곤해진다. 말수가 줄었다는 가족의 이야기를 성격 탓으로만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둘째. 전화 통화가 유난히 불편해진다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할 때는 입 모양과 표정이 말을 거든다. 수화기 너머에는 그런 도움이 없다. 예전에는 아무렇지 않던 통화가 버겁게 느껴지고 자꾸 문자로 하자고 한다면 귀가 먼저 지친 것일 수 있다.
수화기를 대는 귀를 한쪽으로만 고집하게 되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양쪽 귀의 듣는 힘이 달라졌다는 뜻일 수 있다.
셋째. 이어폰과 면봉을 조심해서 다룬다
이어폰을 쓴다면 주변 소리가 들릴 정도로 볼륨을 낮추는 것이 좋다. 한 번 쓰면 귀를 쉬게 하는 시간을 따로 두어야 한다. 큰 소리를 오래 들으면 귀가 회복할 틈이 없다.
면봉으로 귀 깊숙이 파는 습관도 내려놓아야 한다. 귀지는 대개 저절로 밖으로 밀려 나온다. 깊이 넣은 면봉은 오히려 귀지를 안쪽으로 밀어 넣거나 여린 피부에 상처를 낼 수 있다. 바깥쪽을 가볍게 닦는 것으로 충분하다.
넷째. 정기적으로 청력 검사를 받는다
눈이 침침하면 안경을 맞추면서도 귀는 불편함을 참고 지내는 사람이 많다. 이상이 없다고 느껴도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 두면 변화를 일찍 확인할 수 있다.
검사 결과가 기준이 되어 다음 검사와 비교하기도 쉬워진다. 한쪽 귀가 갑자기 먹먹해지거나 이명이 이어진다면 미루지 말고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귀가 어두워지면 소리보다 사람을 먼저 잃기 쉽다. 가족이 소리를 줄이는 손길을 서운하게만 여기지 말고 귀를 돌아보는 신호로 받아들일 일이다.
볼륨은 낮추고, 면봉은 얕게 쓰고, 검사는 미루지 않는다. 이것만 지켜도 귀를 오래 아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