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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만남에 무엇을 들고 갈지 몰라 봉투부터 챙기려 했다면 잠시 멈춰야 한다. 정성을 보이려던 선물이 사돈에게는 갚아야 할 숙제로 남는 일이 적지 않다.
상견례 선물은 값으로 마음을 증명하는 물건이 아니다. 사돈을 편하게 만든 부모들을 보면 품목과 금액, 건네는 방식에서 비슷한 선택을 한다. 그 공통점을 차례로 짚어 본다.
첫째, 누구나 편하게 나눌 수 있는 품목을 고른다
제철 과일 바구니, 사는 고장의 특산물, 전통 한과는 받는 쪽이 식구들과 부담 없이 나눌 수 있다. “저희 동네에서 나는 것”이라는 한마디는 어색한 첫 대화에 자연스러운 이야깃거리가 되기도 한다.
반대로 취향을 타는 물건은 고르기가 까다롭다. 사돈댁 사정을 아직 모르는 상태라면 술이나 건강식품처럼 체질과 습관에 따라 반응이 갈리는 품목은 피하는 편이 낫다.
둘째, 금액은 양가가 미리 맞춘다
한쪽은 과일 한 상자를 들고 왔는데 다른 쪽은 커다란 선물 세트를 내밀면 그 순간부터 자리가 어색해진다. 그래서 자녀를 통해 어느 정도로 준비할지 미리 말을 맞춰 두는 집이 많다.
기준은 양쪽 모두 부담을 느끼지 않는 선이다. 정해 둔 범위가 있다면 그보다 넘치게 준비하지 않는 것도 상대를 배려하는 방법이다.
셋째, 현금과 고가 선물은 처음부터 빼 둔다
봉투는 정성보다 계산으로 읽히기 쉽다. 받은 쪽은 얼마로 답해야 할지부터 고민하게 되고, 그 금액이 앞으로 오갈 예단이나 혼수 이야기의 기준처럼 여겨질 수도 있다.
비싼 선물도 다르지 않다. 첫 만남에서 한쪽으로 기운 무게는 결혼 준비 내내 양가 사이에 조용히 남는다.
넷째, 포장은 단정하게 하고 건네는 때를 가린다
화려한 포장보다 깔끔한 보자기나 단정한 종이 가방이 더 잘 어울린다. 상대가 돌아가는 길을 생각해 너무 무겁거나 부피가 큰 것은 피한다.
선물은 식사를 마치고 자리를 정리할 무렵 건네는 집이 많다. 인사 직후 내밀면 대화가 선물 쪽으로 쏠리기 쉽다. 마무리할 때 “함께 나눠 드시라”는 짧은 말을 곁들이면 충분하다.
상견례 선물의 쓸모는 사돈을 감동시키는 데 있지 않다. 받는 사람에게 고마움만 남고 부담은 남지 않을 때 선물은 제 몫을 다한다.
선물을 사러 나서기 전에 자녀를 통해 품목과 금액부터 사돈댁과 맞춰 두는 것, 그 하나면 첫 만남의 절반은 이미 편안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