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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뜻으로 건넨 한마디가 사돈 관계를 첫날부터 어긋나게 만들 수 있다. 상견례에서 오간 말은 결혼식이 끝난 뒤에도 두 집안 사이에 오래 남는다. 처음 마주 앉은 자리에서는 침묵이 어색해 이것저것 말을 꺼내기 쉽다.
상견례는 서로를 평가하는 자리가 아니다. 앞으로 이어질 관계의 첫인상을 만드는 자리다. 그래서 무엇을 말하느냐보다 무엇을 말하지 않느냐가 더 중요하다. 첫 만남에서 피해야 할 말 네 가지를 정리했다.
첫째, 내 자식을 지나치게 자랑하거나 낮추는 말
자식 자랑은 부모의 본능에 가깝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는 상대 자녀와 견주는 말로 들리기 쉽다. 학벌이나 직장을 늘어놓으면 듣는 쪽은 은근한 비교를 느낀다.
반대로 “우리 애가 많이 부족하다”며 낮추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상대가 고른 배우자를 깎는 말이 되고, 옆에 앉은 자녀에게도 상처가 된다. 자녀 이야기는 성품을 담담하게 전하는 정도면 충분하다.
둘째, 예단·예물·집 문제를 먼저 꺼내는 것
결국 정리해야 할 일이지만 첫 만남의 화제로는 무겁다. 부모가 먼저 액수나 기준을 말하면 상대는 압박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런 문제는 결혼하는 두 사람이 먼저 뜻을 맞추는 편이 낫다. 부모끼리는 그 뒤에 차분히 조율하면 된다. 이 자리에서는 아이들 뜻을 존중하겠다는 말로 여지를 남겨 두면 된다.
셋째, 상대 집안의 직업과 재산을 묻는 질문
무슨 일을 하셨는지, 집은 자가인지 묻는 말은 호기심이라 해도 조사처럼 들린다. 상대는 자기 형편이 저울에 오르는 기분을 느낀다.
꼭 알아야 할 정보라면 이미 자녀를 통해 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상대가 스스로 꺼내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먼저 캐묻지 않는 것이 예의다.
넷째, 종교와 정치 이야기
종교와 정치는 신념이 깊어 가벼운 말에도 감정이 상하기 쉽다. 상대의 생각을 모르는 채 단정적으로 말하면 대화가 순식간에 굳는다.
특히 종교는 예식 방식이나 명절 풍습과 이어질 수 있어 더 민감하다. 이 문제는 자녀들이 먼저 이야기를 나누게 하는 편이 안전하다. 부모는 첫 자리에서 꺼내지 않는 것으로 충분하다.
대신 음식 맛이나 오는 길, 날씨처럼 누구나 편하게 받을 수 있는 이야기가 무난하다.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났는지 묻는 것도 좋다. 자녀의 어린 시절 일화를 웃으며 나누면 분위기가 한결 풀린다.
상견례에서 지킬 원칙은 하나다. 묻기보다 듣고, 따지기보다 반겨 주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