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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사람이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마음이 급해집니다. 과일 바구니를 챙겨 병실 문을 열면 환자가 반가운 얼굴로 맞아 주고, 찾아오길 잘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돌아간 뒤 환자가 한참을 기진맥진해 누워 있었다는 이야기를 뒤늦게 전해 듣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병문안에서는 찾아간 사람의 마음보다 맞이하는 사람의 몸 상태를 먼저 살펴야 합니다. 중년 이후 병원에 가는 일이 잦아질수록 자주 보이는 실수 세 가지를 차례로 짚어 봤습니다.
3위.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이나 건강식품을 권하는 행동
침대 옆에 앉자마자 “내 친구도 이거 먹고 수치가 확 떨어졌대” 하며 즙이나 환을 꺼내 놓는 분들이 있습니다. 환자는 고맙다며 웃어 보이지만 속으로는 먹어도 되는지 주치의에게 물어봐야 하나, 안 먹으면 서운해할까 하는 부담을 함께 떠안습니다.
치료 중인 환자는 먹는 약과 식단을 조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몸에 좋다는 식품도 약과 부딪히거나 검사 수치를 흔들 수 있어서 받기도 거절하기도 곤란한 선물이 됩니다. 마음을 담고 싶다면 물티슈나 수건, 가벼운 읽을거리처럼 치료와 상관없는 물건을 고르는 편이 무난합니다.
2위. 병명과 경과를 꼬치꼬치 묻는 행동
“그래서 몇 기래? 수술하면 완치는 된대?” 같은 질문을 걱정이라는 이름으로 이어 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묻는 쪽은 관심을 표현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환자는 아직 스스로도 받아들이지 못한 사실을 남 앞에서 다시 정리해 말해야 하는 처지가 됩니다.
진단과 예후는 환자에게 가장 무거운 이야기이고, 가족에게조차 다 털어놓지 않은 내용일 수 있습니다. 찾아오는 사람마다 같은 질문을 받으면 그것만으로도 기운이 빠집니다. 환자가 먼저 꺼내는 만큼만 듣고, 안부를 묻고 싶을 때는 “요즘 좀 어때” 정도로 말문만 열어 두면 됩니다.
1위. 병실에 오래 머무르며 이야기를 길게 이어 가는 행동
반가운 마음에 집안 소식, 동창 근황까지 풀어놓다 보면 한 시간이 금세 지나갑니다. 일어서려는데 환자가 “더 있다 가지” 하고 붙잡으면 다시 앉게 되지만, 그 말은 대개 배웅 인사에 가깝습니다. 환자는 눕고 싶어도 손님 앞이라 자세를 고쳐 앉고 표정을 관리하느라 힘을 씁니다.
입원 환자는 짧은 대화에도 생각보다 쉽게 지칩니다. 다인실이라면 옆 침대 환자와 보호자에게도 부담이 됩니다. 병문안은 보통 15분에서 20분 정도면 마무리하는 편이 무난하고, 환자가 눈을 자주 감거나 말수가 줄면 그때 일어서면 됩니다. 남은 이야기는 퇴원 뒤 전화로 나눠도 늦지 않습니다.
오래 머무르지 않고, 병의 사정을 캐묻지 않고, 검증되지 않은 먹을거리를 내밀지 않는 것만으로도 환자는 찾아와 준 마음을 고맙게 기억합니다. 반가운 얼굴을 잠깐 보여 주고 “또 올게” 한마디를 남긴 뒤 나오는 짧은 방문이 환자에게는 가장 편한 병문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