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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던 집을 정리하고 잔금이 통장에 들어온 날, 화면에 찍힌 숫자를 몇 번이고 다시 보게 됩니다. 평생 이만한 돈을 한꺼번에 가져 본 적이 없으니 마음이 넉넉해지고, 그동안 미뤄 둔 일들이 하나둘 떠오릅니다. 그런데 한 해가 지나 통장을 열어 보고 생각보다 많이 줄어 있어 놀라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목돈은 들어온 첫해에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그 뒤 몇 년이 달라집니다. 큰 결정을 한꺼번에 내리기 쉬운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집을 처분하고 목돈을 손에 쥔 60대가 첫해에 흔히 하는 실수 세 가지를 정리했습니다.
3위. 자녀 형편 돕는다며 바로 나눠주기
전세금이 모자란 아들, 대출 이자에 쫓기는 딸이 눈에 밟혀 “엄마 돈 생겼으니 이걸로 급한 불부터 꺼라” 하며 봉투를 내미는 분들이 많습니다. 자녀는 고맙다며 받지만 그 돈이 부모님이 살던 집에서 나왔다는 걸 알기에 마음 한쪽이 무겁습니다. 나중에 부모님 생활이 빠듯해지면 그때 받은 돈이 두고두고 짐이 되기도 합니다.
한번 나눠 준 돈은 다시 돌려받기 어렵고, 형제 사이에 액수 차이로 서운함이 남기도 합니다. 돕고 싶다면 앞으로 몇 년간 내게 필요한 돈을 먼저 떼어 두고, 남는 범위 안에서 자녀들에게 같은 기준으로 알리는 편이 무난합니다. 금액이 크다면 증여세 문제도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2위. 지인이 권한 투자처에 한꺼번에 넣기
목돈 소식은 생각보다 빨리 퍼집니다. 오래 알던 지인이 좋은 데가 있다며 넌지시 꺼내면 “자네가 그렇게 말하면 믿고 맡기지” 하며 선뜻 큰돈을 넣는 경우가 있습니다. 권한 사람은 겉으로는 반가워해도 속으로는 그 무게를 실감합니다. 일이 틀어지면 돈보다 오랜 사이가 먼저 무너진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노후 목돈은 잃었을 때 다시 벌어 채울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원금 보장이나 높은 수익을 약속하는 곳일수록 한 번 더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투자를 하더라도 한곳에 몰지 말고 일부만 나눠 넣되, 금융회사 상담을 받거나 가족과 상의한 뒤에 정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1위. 다음 주거비 계획 없이 생활비로 조금씩 헐어 쓰기
큰돈이 있으니 한 달에 몇십만 원 더 꺼내 쓰는 건 티도 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이번 달만 좀 넉넉하게 쓰자”는 말에 배우자는 고개를 끄덕이지만, 속으로는 저 돈이 언제까지 버텨 줄지 셈을 해 봅니다. 지금 사는 곳이 전세나 월세라면 계약이 끝날 때 얼마가 필요한지 아직 정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집을 판 돈은 생활비이기 전에 다음 집을 위한 돈입니다. 보증금 인상분과 이사 비용, 나중에 작은 집을 다시 구할 자금을 먼저 따로 떼어 두어야 합니다. 그다음 남은 돈에서 한 달 생활비를 얼마씩 쓸지 정해 별도 통장으로 옮겨 두면 씀씀이가 눈에 보여 덜 헐게 됩니다.
집을 판 목돈은 평생 한 번 손에 쥐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들어온 첫해에는 무언가를 서둘러 하기보다 천천히 정하는 것이 가장 큰 일입니다. 자녀를 돕는 일도, 돈을 불리는 일도 내가 살 곳과 버틸 생활비를 먼저 정해 둔 뒤라야 마음 편히 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