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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지인 부부나 친척을 집으로 부르면 며칠 전부터 장을 보고 상을 차린다. 손님이 돌아가고 나면 몸은 고단해도 잘 대접했다는 뿌듯함이 남는다. 그런데 손님 쪽에서는 그날을 조금 다르게 기억하는 경우가 있다.
주인이 정성을 쏟을수록 그 정성이 손님에게 부담이 되는 순간도 생긴다. 주인은 끝까지 좋은 뜻이었지만 손님은 다음 초대에 선뜻 대답하지 못한다. 집으로 손님을 불렀을 때 대접하는 쪽이 흔히 하는 실수 세 가지를 정리했다.
3위. 집 구경을 시키며 살림 자랑을 늘어놓는 일
식사 전후로 손님을 데리고 방마다 돌며 집을 보여 주는 주인들이 있다. 새로 들인 가구 앞에서 “이게 이번에 큰맘 먹고 바꾼 건데 값이 꽤 나갔어요”라고 말을 꺼내면 손님은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어디까지 감탄해 줘야 하나 속으로 가늠하게 된다. 형편이 넉넉지 않은 손님이라면 자기 집이 떠올라 괜히 마음이 작아지기도 한다.
집을 보여 주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다만 가격이나 자녀가 해 준 것 같은 이야기가 붙으면 구경이 자랑으로 들리기 쉽다. 손님이 궁금해하는 곳만 가볍게 안내하고 설명은 짧게 끝내는 편이 무난하다. 칭찬은 손님 입에서 먼저 나올 때 듣기에도 더 좋다.
2위. 가려는 손님을 자꾸 붙잡아 앉히기
손님이 시계를 보며 일어서려 하면 “벌써 가시게요, 차 한 잔만 더 하고 가세요”라며 팔을 끌어 다시 앉히는 경우가 많다. 손님은 웃으며 앉지만 속으로는 막차 시간이나 내일 일정을 떠올리며 마음이 급해진다. 이런 일이 두세 번 반복되면 일어날 때를 잡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된다.
붙잡는 말은 아쉬움의 표현이지만 손님에게는 자기 사정이 가볍게 여겨지는 느낌으로 남을 수 있다. 특히 운전해서 온 손님이나 멀리서 온 손님은 귀갓길이 신경 쓰이기 마련이다. 한 번쯤 아쉽다고 말하고 손님이 다시 가겠다고 하면 기분 좋게 보내 주면 된다. 현관 밖까지 나가 인사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충분히 전해진다.
1위. 배부르다는 손님에게 계속 더 먹으라고 권하기
상을 물릴 즈음 손님이 수저를 내려놓아도 주인은 “이것 좀 더 드셔 보세요, 이거 먹으려고 오신 거잖아요”라며 접시에 음식을 덜어 준다. 손님은 남기면 서운해할까 봐 억지로 젓가락을 들고, 집에 돌아가서는 더부룩한 속을 달래며 그날을 떠올린다. 맛있게 먹었다는 기억보다 버거웠다는 기억이 먼저 남는 셈이다.
음식을 권하는 것은 오래된 인심이지만 중장년 손님에게는 소화나 혈당, 식단 조절 같은 사정이 있는 경우가 많다. 배부르다는 말은 대부분 진심이다. 한 번 권하고 손님이 사양하면 거기서 멈추는 편이 서로 편하다. 대신 손님이 유난히 잘 먹은 음식이 있다면 조금 싸 주는 쪽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손님을 초대하는 일은 상을 차리는 일이면서 손님이 편하게 머물다 가게 하는 일이기도 하다. 음식은 사양하면 멈추고, 집 자랑은 짧게 줄이고, 가겠다는 사람은 웃으며 보내 주면 된다. 대접이 어땠는지는 상 위에 놓인 접시 수보다 손님이 문을 나서며 느끼는 홀가분함에서 정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