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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에서 나가는 돈을 다 안다고 자신하는 사람일수록 실제 내역을 보면 말이 없어진다. 기억에 없는 이름이 매달 같은 날, 같은 금액을 가져가고 있다.
몇천 원이라 대수롭지 않게 넘긴 돈도 한 해를 모으면 결코 작지 않다. 고정 지출을 줄이려면 새로 아낄 곳을 찾기 전에 이미 새고 있는 곳부터 막아야 한다. 놓치기 쉬운 습관을 순서대로 짚어 본다.
3위. 자동이체 내역을 한 번도 모아 보지 않는 것
은행마다, 카드마다 따로 걸어 둔 자동이체는 한곳에 모아 보지 않으면 전체 규모가 보이지 않는다. 금융결제원이 운영하는 페이인포에 본인 인증을 하고 들어가면 여러 금융회사의 계좌 자동이체와 카드 자동납부 내역을 한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목록을 처음 본 사람은 대개 두 번 놀란다. 잊고 있던 항목이 나오고, 비슷한 보험료가 다른 계좌에서 겹쳐 빠져나가는 경우도 보인다. 보장 내용이 실제로 겹치는지는 보험사에 확인한 뒤 정리하는 편이 안전하다.
2위. 무료 체험만 하고 잊어버리는 것
한 달 무료라는 말에 가입한 영상·음악 구독이나 휴대폰을 개통할 때 함께 붙은 부가서비스는 대개 소리 없이 유료로 넘어간다. 금액이 작아서 고지서에서도 눈에 잘 띄지 않는다.
통신 요금 명세서의 부가서비스 항목과 카드 명세서의 정기 결제 내역을 나란히 놓고 보면 쓰지 않는 것이 드러난다. 최근 석 달 동안 한 번도 열지 않은 서비스라면 남겨 둘 이유가 없다.
1위. 해지했다고 믿고 다시 확인하지 않는 것
가장 아까운 돈은 끊었다고 생각한 돈이다. 이사하면서 정리한 요금이나 전화로 해지를 요청한 서비스가 처리되지 않은 채 계속 빠져나가는 일이 있다. 본인은 끝났다고 여기니 의심조차 하지 않는다.
페이인포에서는 조회한 자동이체를 그 자리에서 해지하거나 출금 계좌를 바꿀 수 있어 금융회사를 하나씩 찾아다니지 않아도 된다. 다만 출금을 멈춘다고 서비스 계약까지 끝나는 것은 아니어서, 업체에 따로 해지하지 않으면 미납 요금이 쌓일 수 있다. 다음 달 통장에서 출금이 실제로 멈췄는지 확인해야 일이 끝난다.
돈이 새는 곳은 대개 큰 결정이 아니라 잊어버린 작은 동의에서 시작된다. 오늘 저녁, 내 이름으로 걸린 자동이체 목록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 읽어 보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