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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보러 온 사람이 신발을 다 벗기도 전에 마음을 접는다면 믿어지겠는가. 내놓은 지 반년이 넘도록 연락이 없다면 가격보다 현관부터 의심해 봐야 한다. 손님은 “잘 봤습니다” 한마디를 남기고 나가지만, 그 집을 다시 떠올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오래 중개 일을 해온 사람들은 집이 안 팔리는 이유가 의외로 집주인이 바꿀 수 있는 곳에 있다고 말한다. 아래는 중개사들이 매물을 맡을 때 조심스럽게 당부하는 세 가지다.
3위. 현관과 신발장에 밴 생활 냄새
문을 열자 손님이 코끝을 살짝 찡그리면서도 “집이 아늑하네요”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집주인은 칭찬으로 듣지만 손님은 속으로 ‘이 냄새가 벽지에 다 뱄겠구나’ 하며 계산을 시작한다. 첫인상이 코에서 정해지면 나머지 방은 건성으로 보게 된다.
오래 산 사람은 자기 집 냄새를 잘 맡지 못한다. 신발장 속 묵은 신발, 전날 끓인 찌개나 생선 냄새가 현관에 고여 있기 쉽다. 손님이 오기 전에는 신발을 정리하고 창문을 열어 충분히 환기해 두는 편이 무난하다. 진한 방향제로 덮으면 오히려 무언가를 감추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2위. 짐이 쌓여 좁아 보이는 거실
거실에 들어선 손님이 “짐이 많으시네요” 하고 웃으면 집주인은 살림 이야기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손님 머릿속에는 ‘우리 가구가 들어갈 자리가 없겠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같은 평수라도 바닥이 보이지 않으면 훨씬 좁게 느껴진다.
사는 사람은 빈 공간을 보며 자기 살림을 그려 본다. 그런데 바닥과 벽면이 짐에 가려 있으면 그 상상이 막힌다. 안 쓰는 물건은 미리 정리하거나 잠시 다른 곳에 맡겨 두고, 거실 바닥과 창 앞만이라도 비워 두는 것이 좋다. 커튼을 걷어 햇빛이 들게 하면 넓이가 한결 잘 보인다.
1위. 따라다니며 묻지도 않은 설명을 늘어놓는 것
집주인이 뒤를 따라다니며 “여기 작년에 새로 고쳤어요, 애들이 여기서 다 컸고요” 하고 말을 이어 가면 손님은 고개만 끄덕인다. 속으로는 ‘마음 편히 둘러볼 수가 없네’ 하며 나갈 궁리를 한다. 수납장 문 하나 여는 것도 눈치가 보이기 때문이다.
손님은 혼자 이것저것 살펴보고 가족과 솔직하게 의견을 나눠야 마음을 정할 수 있다. 집주인이 옆에 있으면 흠을 확인하는 일 자체가 실례처럼 느껴진다. 안내는 중개사에게 맡기고, 집주인은 잠시 자리를 비우거나 한쪽 방에서 기다리는 편이 낫다. 꼭 알려야 할 수리 이력은 미리 중개사에게 전해 두면 된다.
집을 파는 일은 남의 눈으로 내 집을 다시 보는 일이다. 손님이 머무는 시간은 길어야 십여 분이고, 그 안에 마음이 정해진다. 가격을 내리기 전에 현관 냄새와 거실 짐, 그리고 내가 서 있는 자리부터 점검해 보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