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WN 뉴스 · 2026.10.30 12:50

“나 아직 살아 있는데..” 예절 강사가 꼽은 병문안 위로금 봉투에 절대 쓰면 안 되는 것 3가지

병실에서 건넨 위로금 봉투가 조의금 봉투처럼 보였다면 어떨까. 누워 있는 사람에게 그 봉투는 위로보다 철렁하는 마음으로 먼저 다가온다.

병원 엘리베이터 앞에서 급히 봉투를 꺼내 이름을 적다 보면 손은 익숙한 방식대로 움직인다. 장례식장에서 여러 번 써 본 그 방식이다. 병문안 위로금 봉투를 쓸 때 무심코 저지르는 실수 세 가지를 짚어 보았다.

3위. 병명이나 다그치는 말을 적은 경우

봉투에 “수술 잘 이겨내고 빨리 털고 일어나라”라고 적어 건네는 사람이 있다. 쓴 사람은 힘을 주려는 말이지만 받는 사람은 ‘빨리 못 일어나면 내 탓인가’ 하는 생각부터 든다. 겉면에 ‘위암 수술’처럼 병명까지 적혀 있으면 다른 문병객 앞에서 봉투를 꺼내 두기도 민망해진다.

병명은 환자가 굳이 알리고 싶지 않은 정보일 수 있다. 회복 속도도 본인 뜻대로 되는 일이 아니다. 문구는 ‘쾌유를 빕니다’나 ‘편히 쉬시고 쾌차하세요’처럼 짧고 부담 없는 말이면 충분하다. 길게 하고 싶은 말은 봉투에 적지 말고 손을 잡고 직접 건네는 쪽이 훨씬 따뜻하다.

2위. 흰 봉투에 이름만 큼직하게 세로로 쓴 경우

앞면에 아무 문구 없이 이름 석 자만 크게 세로로 써서 건네면, 간병하던 딸이 봉투를 받아 들고 “아, 네… 감사합니다” 하며 잠깐 말을 멈추는 일이 생긴다. 속으로는 ‘꼭 장례식장 봉투 같네’ 싶어 환자 눈에 띄지 않게 가방 깊숙이 넣어 버린다.

흰 봉투를 쓰는 것 자체는 잘못이 아니다. 병문안에도 흰 봉투를 쓰는 경우가 많다. 다만 앞면이 비어 있고 이름만 크게 적혀 있으면 부의 봉투와 잘 구분되지 않는다. 앞면에는 ‘쾌유를 빕니다’처럼 위로하는 뜻을 밝히고, 이름은 뒷면 아래쪽에 작게 적는 방식이 무난하다.

1위. 조문 때 쓰던 한자 문구를 습관처럼 적은 경우

장례식장에서 몸에 밴 대로 봉투에 ‘謹弔’나 ‘賻儀’를 써 버리는 것이 가장 큰 실수다. 봉투를 받아 본 환자가 “나 아직 살아 있는데…” 하며 웃어넘기려 해도 그 두 글자는 쉽게 잊히지 않는다. 투병 중인 사람에게는 농담으로 넘기기 어려운 글자다.

근조(謹弔)는 삼가 죽음을 슬퍼한다는 뜻이고, 부의(賻儀)는 상가에 보내는 돈을 뜻한다. 둘 다 고인을 전제로 한 말이라 병문안 자리에는 맞지 않는다. 한자로 쓰고 싶다면 ‘祈快癒(기쾌유)’나 ‘祈完快(기완쾌)’가 흔히 쓰인다. 확신이 서지 않으면 한글로 ‘쾌유를 빕니다’라고 적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미리 인쇄된 근조 봉투를 잘못 집어 왔다면 병원 매점에서 흰 봉투를 새로 사서 다시 쓰는 편이 낫다.

위로금 봉투를 받는 순간 환자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것은 금액이 아니라 봉투 겉면이다. 앞면에는 회복을 바라는 짧은 말을, 뒷면에는 작게 이름을 적는다. 이 두 가지만 지켜도 병상의 사람은 봉투를 받아 들고 마음 편히 웃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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