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WN 뉴스 · 2026.11.04 15:59

“그 얘기를 아직도 하냐?..” 가족상담사가 꼽은 50대 자녀가 늙은 부모에게 절대 품으면 안 되는 기대 3가지

부모님에게서 아직도 그때 일을 사과받고 싶으신가요? 그 마음을 붙들고 있는 동안 부모와 마주 앉을 시간은 하루하루 줄어듭니다. 쉰을 넘긴 자녀들은 병원 동행과 집안 대소사, 형제 사이 조율까지 떠맡으며 “그래도 부모니까”라는 말로 버티곤 합니다. 그런데 정작 마음이 크게 상하는 건 일이 힘들 때보다 부모가 예전 같지 않다는 걸 확인하는 순간인 경우가 많습니다.

가족상담 현장에서는 중년 자녀를 지치게 하는 것이 부모의 노쇠함보다 그 앞에서 내려놓지 못한 기대라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50대 자녀가 늙은 부모에게서 조금씩 거둬들여야 할 기대 세 가지를 정리했습니다.

3위. 예전처럼 부모가 알아서 정해주리라는 기대

어머니 수술 날짜를 정해야 하는데 몇 주째 “엄마가 생각해보고 알려줄게”라는 답만 돌아오면 자녀는 답답한 마음에 목소리가 높아집니다. 하지만 부모 쪽에서는 결정을 미루는 게 아니라 무엇부터 따져야 할지 머릿속이 엉켜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그치는 자녀의 말투를 들으면 ‘이제 나는 짐이구나’ 하는 생각부터 들지요.

평생 집안의 큰일을 판단해온 부모라도 나이가 들면 여러 정보를 비교하고 고르는 일이 버거워집니다. 그렇다고 자녀가 혼자 다 정해버리면 부모는 자기 삶에서 밀려난 기분을 느낍니다. 선택지를 두세 개로 좁혀 “이 날과 이 날 중 어느 쪽이 편하세요?”처럼 묻는 편이 무난합니다. 결정은 부모가 하되, 고르기 쉽게 길을 닦아드리는 것입니다.

2위. 형제들을 똑같이 대해주리라는 기대

주말마다 반찬을 챙겨 가는 맏딸 앞에서 어머니가 “막내는 바빠서 못 와도 전화는 꼬박꼬박 하니 기특하더라”고 말하면, 그 한마디는 오래 남습니다. 어머니는 소식을 전했을 뿐이지만, 듣는 자녀는 ‘나는 당연한 사람이고 동생은 고마운 사람이구나’ 하고 받아들이게 됩니다.

부모 마음에도 유독 더 쓰이는 자식이 있고, 그 무게는 수십 년 쌓인 사정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 저울을 똑같이 맞추려 들면 형제 사이까지 금이 가기 쉽습니다. 부모의 애정을 견주기보다 각자 맡을 몫을 형제끼리 직접 이야기해 나누는 편이 덜 다칩니다. 섭섭함은 부모가 아니라 형제와 터놓을 때 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1위. 지난 서운함을 사과받겠다는 기대

명절 끝에 술기운을 빌려 “그때 왜 나만 대학 못 보냈어요?”라고 꺼내면, 늙은 아버지는 대개 말이 없거나 “그땐 다 어려웠다”는 말만 되풀이합니다. 자녀는 끝내 미안하다는 말을 듣지 못하고 돌아서고,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내 평생을 원망하는구나’ 싶어 입을 더 닫게 됩니다.

여든 가까운 부모에게 수십 년 전 일을 되짚어 잘못을 인정하라는 건 생각보다 무거운 요구입니다. 사과를 받아내려 할수록 대화는 해명과 원망 사이를 오가다 끝나기 쉽습니다. 그 서운함은 부모가 아니라 내 쪽에서 매듭지어야 하는 일일 수도 있습니다. 믿을 만한 사람에게 털어놓거나 글로 적어보기만 해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그다음에야 부모 얼굴도 편하게 보입니다.

이번 주말 부모님 댁에 들를 일이 있다면, 꼭 들어야겠다고 마음먹은 대답 하나를 지우고 가보시길 바랍니다. 기대를 덜어낸 자리에 오늘의 부모와 나누는 짧은 대화가 들어설 수 있습니다. 내려놓는 건 포기가 아니라 남은 시간을 덜 다투며 보내기 위한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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