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WN 뉴스 · 2026.11.06 04:00

“어머님, 이걸 싸 가신다고요..” 30년 차 조리사가 성묘 도시락에 절대 금지하는 반찬 3가지

새벽부터 싸 간 도시락, 정말 안심하고 드셔도 될까. 산소 앞에서 뚜껑을 열었을 때 시큼한 냄새가 올라온다면 그날 반찬은 아까워도 손대지 말아야 한다.

가을 성묘철에도 한낮 기온은 여전히 높고, 도시락은 차 트렁크와 산길에서 몇 시간씩 흔들린다. 그런데 반찬이 상하는 순서는 대개 비슷하다. 들고 다니는 동안 가장 먼저 탈이 나는 반찬 세 가지를 정리했다.

3위. 물기를 덜 짠 나물무침

시금치나 콩나물을 데쳐 무칠 때 “너무 꽉 짜면 질겨진다”며 물기를 대충 털어 내는 분이 많다. 옆에서 거들던 며느리는 속으로 ‘조금 더 짜야 할 텐데’ 싶지만, 어머님 손맛에 토를 다는 것 같아 그냥 넘어간다.

나물에 남은 물기는 들고 다니는 동안 통 바닥에 고인다. 양념과 섞인 이 물이 세균이 불어나기 좋은 자리가 된다. 데친 나물은 찬물에 헹군 뒤 두 손으로 꼭 짜서 물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만들고, 완전히 식힌 다음 무치는 편이 낫다. 도시락에 담을 때도 국물이 생기지 않게 양념을 조금 적게 하면 더 오래간다.

2위. 마요네즈로 버무린 샐러드·감자 반찬

아이들 먹기 좋으라고 감자샐러드를 마요네즈에 버무려 담으며 “이건 애들이 잘 먹으니까 넉넉히 싸자”는 말이 오간다. 듣는 쪽은 그 마음이 고마울 뿐이다. 이 반찬이 땡볕 아래서 두어 시간을 버텨야 한다는 생각까지는 미처 하지 못한다.

마요네즈 자체는 산도가 있어 쉽게 상하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삶은 감자나 달걀, 채소와 섞이면 재료에서 나온 수분 때문에 그 힘이 약해진다. 특히 감자가 덜 식은 상태에서 버무리면 속에 온기가 남아 금방 맛이 변한다. 재료는 차갑게 식혀 따로 담고, 마요네즈는 작은 통에 챙겨 갔다가 먹기 직전에 버무리는 것이 안전하다. 아이스팩도 함께 넣어 두는 편이 좋다.

1위. 반숙으로 부친 계란말이·계란지단

계란말이를 부칠 때 “속이 촉촉해야 맛있지” 하며 가운데를 살짝 덜 익혀 마는 분이 계신다. 받아 드는 가족은 ‘역시 우리 집 계란말이’라며 반가워한다. 그 촉촉함이 몇 시간 뒤 산소 앞에서 어떻게 변해 있을지는 아무도 떠올리지 않는다.

덜 익은 달걀에서는 식중독균이 살아남기 쉽다. 게다가 단백질과 수분이 많아 상온에서 가장 빨리 상하는 축에 든다. 김밥이나 잡채에 올릴 지단도 마찬가지다. 도시락용은 약불에서 속까지 완전히 익히고, 썬 뒤에는 김을 충분히 빼고 담아야 한다. 겉이 조금 퍽퍽해지더라도 그쪽이 탈이 없다.

도시락은 싸는 시간보다 들고 다니는 시간이 훨씬 길다. 반찬은 모두 완전히 식힌 뒤 담고, 보냉 가방에 아이스팩과 함께 넣어 햇볕이 드는 자리를 피하는 편이 좋다.

뚜껑을 열었을 때 냄새가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정성을 생각해 억지로 드시지 않는 것이 낫다. 싸 준 사람의 마음은 반찬을 다 비우는 것보다 가족이 탈 없이 돌아오는 데서 더 크게 채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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