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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복을 새로 사 입으면 뭐 하나, 마주 앉은 사람 눈은 콧구멍에 가 있는데. 옷은 멀쩡한데 어딘가 초라해 보인다면 문제는 옷이 아니라 거울 앞에서 놓친 몇 군데다. 모임이나 경조사에 나갈 때 셔츠 다림질과 구두 손질은 챙겨도, 얼굴 가까이는 ‘남자가 뭘 그런 데까지’ 하며 넘기기 쉽다.
나이가 들면 털은 엉뚱한 데서 자라고 피부는 쉽게 마르며 흰머리는 금세 올라온다. 젊을 때는 티 나지 않던 것들이 이제는 상대 눈에 먼저 들어온다. 상대가 입 밖에 내지 못하고 속으로만 넘기는 순간들을 순서대로 정리했다.
3위. 뿌리부터 하얗게 올라온 염색 얼룩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자네 염색했구먼” 하고 웃는데 시선이 가르마에서 잠시 머문다면 이유가 있다. 끝은 까맣고 뿌리 쪽만 하얗게 드러난 머리는 관리하다 만 사람처럼 보인다. 상대는 차라리 흰머리 그대로 두었으면 단정했겠다는 생각을 속으로 삼킨다.
머리카락은 보통 한 달에 1cm 남짓 자라서 염색 후 한 달쯤 지나면 경계가 눈에 띈다. 염색을 이어 갈 생각이라면 날짜를 정해 두고 뿌리 부분만 덧칠하는 편이 두피 부담도 덜하다. 주기를 맞추기 번거롭다면 새까만 색 대신 자연스러운 갈색 계열로 바꾸는 방법이 있다. 아예 흰머리를 살려 짧고 깔끔하게 자르는 것도 방법이다.
2위. 각질 일어난 얼굴과 갈라진 입술을 그냥 두기
식사 자리에서 며느리가 “아버님, 요즘 많이 피곤하세요?” 하고 조심스레 묻는다면 얼굴을 한번 살펴볼 만하다. 코 옆에 하얗게 일어난 각질과 갈라진 입술은 컨디션과 상관없이 사람을 아파 보이게 만든다. 상대는 걱정하는 말로 돌려 물었을 뿐, 속으로는 얼굴이 많이 상했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남자는 세수 후 아무것도 바르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나이가 들수록 피부가 건조해져 각질이 쉽게 생긴다. 세안 뒤 물기가 마르기 전에 보습 로션 하나만 펴 발라도 얼굴이 한결 부드러워 보인다. 입술 껍질은 이로 뜯지 않는 편이 좋다. 향과 색이 없는 립밤을 주머니에 넣어 두었다가 수시로 바르면 된다.
1위. 삐져나온 코털·귀털과 정리 안 된 눈썹
마주 앉은 상대가 “네, 네” 대답은 하는데 눈이 자꾸 아래로 내려간다면 시선이 콧구멍 밖으로 나온 털에 가 있을 수 있다. 코털은 가족이 아니면 지적하기 어려워서 상대는 끝까지 모른 척한다. 대신 그날 나눈 이야기보다 그 털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나이가 들면 코털과 귀털은 굵어지고 눈썹은 몇 가닥씩 길게 뻗어 인상이 어수선해진다. 코털은 뽑으면 염증이 생길 수 있으니 끝이 둥근 가위나 전용 트리머로 밖으로 보이는 부분만 자르는 편이 안전하다. 귀털도 같은 방식으로 다듬고, 눈썹은 유난히 길게 삐친 털만 짧게 정리하면 된다. 일주일에 한 번 밝은 곳에서 거울을 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남자의 몸가짐은 비싼 옷보다 얼굴 가까이에서 먼저 드러난다. 털을 다듬고 로션을 바르고 염색 경계를 정리하는 데는 하루 몇 분이면 된다. 거창하게 꾸미자는 게 아니라 마주 앉은 사람이 불편하지 않을 정도면 충분하다. 그 몇 분이 나이 들어 보이는 사람을 깔끔한 어른으로 바꿔 놓는다.
